[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60여 년간 오너 체제로 경영된 '남양유업'이 결국 사모펀드 품에 안겼다.

남양유업은 30일 최대주주가 홍원식 회장에서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체제가 막을 내렸다.

[전자공시스템 공시 내용 일부 캡처]
[전자공시스템 공시 내용 일부 캡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대주주가 홍원식 외 3인에서 한앤코(한앤코19호유한회사)로 변경됐다. 최대주주가 된 한앤코의 지분율은 52.63%며 소유 주식 수는 37만8938주다. 홍 회장의 동생 홍명식씨 지분 3208주(0.45%)는 이번 거래에 포함되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해당 공시에서 '2021년 5월 27일 홍원식외 2인(양도인)과 한앤코19호유한회사(양수인)의 주식양수도 계약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2024년 1월 4일)에 따른 주식양도로 양도인은 양수인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전액수령한다'고 변경 사유를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일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앤코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2021년 5월 진행했던 홍 회장 일가와의 주식양도 계약에 따른 양수대금 3100억원을 홍 회장 측에 전액 입금한 상태였다.

이번 소송은 홍 회장이 2021년 4월 남양유업 ‘불가리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홍 회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 한앤코에 주식을 넘기기로 했지만,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한앤코는 인수 후 홍 회장 일가 중심으로 구성된 임원들을 해임하고 신규 임원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뉴시스]

최대주주 변경으로 남양유업은 창사 후 60년 간 지속한 '오너 경영' 체제의 막을 내렸다. 

남양유업은 창업주 홍두영 전 명예회장이 1964년 설립해 장남인 홍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아 경영했다.

하지만 2013년 대리점 강매 사건이 불거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불신이 커졌다. 또한 2019년부터 창업주 외손주인 황하나씨 마약 스캔들이 밝혀지면서 오너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한앤코에 주식을 매각하게 된 계기였던 불가리스 과장 광고 논란도 오너 일가의 오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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