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새로운 정치 리더십 경쟁 선점 ‘한동훈식 뉴프런티어’로 새로운 보수 플랜 제시돼야
- 이, 희생적 정치 결단 절실, 총선 과반 실패 시 정치 최대 위기 올 것
늘 ‘개혁’과 ‘혁신’은 진보 진영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 왔다. 모처럼 보수진영에서 개혁과 혁신을 말하면 뭔가 큰 사고를 쳤거나 당 지지율이 바닥을 쳤을 때 야당 흉내 내기식으로 개혁을 외쳤다고 인식해왔다.
그런데 보기 드물게 보수진영에서 가장 크게 히트를 친 정치혁신 성공 사례는 아무래도 2004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의한 ‘천막당사’ 시절을 대체로 손꼽곤 한다. 2002년 한나라당이 대선 불법 대선자금을 ‘차떼기’로 받았다 해서 ‘차떼기 정당’으로 낙인찍혀 폭망 한 이후 보수진영이 전례없이 뼈를 깎는 각오로 정치개혁을 단행했던 사례이다.
22대 총선이 100일도 채 안남은 시점에서 소위 ‘선거 구도’가 역대 총선과는 사뭇 다른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어 흥미롭기도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떨지도 큰 관심사다. 아직 여야가 한창 공천작업중이고 제3지대의 집짓기도 미완이라 확실한 총선 구도를 확정 짓진 않았지만, 거대 양당의 선거 구도 흐름 자체가 갈수록 차별화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점들을 살펴 보자면
첫째, 이번 총선을 아무리 그렇게 안 보려 해도 민주당 이재명대표와 국민의 힘 한동훈위원장의 대결 구도라는 인식이 점점 굳어져 가고 있다. 선거는 늘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이번은 진보와 보수진영이 뒤바뀐 행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 중간평가’로 몰고 가는 게 절대적 명제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대체 인물’로 한동훈 위원장이 등장한 것이다. 민주당이 애써 한 위원장을 외면하려 하지만, 문제는 ‘한동훈식 정치개혁’을 선점하면서 보수 지지층과 중도층이 그 행보를 주시하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에 머물기보다, 국민은 ‘새로운 이슈’와 ‘비전,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갈구했는데 그런 모습이 한 위원장한테서 보인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신년 기자 회견에서 조차 새로운 민주당의 비전이나 당의 통합, 외연을 확대할 구체적 대안조차 제시하지 않아 허망하다는 지적만 받았다. 오로지 윤 정부 비판과 함께 이미 수사가 종결된 자신에 대한 ‘정치테러’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시대착오적인 이념 전쟁을 벌인 결과 사회는 더 분열되고 급기야 정치인 암살 테러가 벌어졌다”며 “개인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까지 하였다. 국민들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아무리 정치검찰의 탄압이라 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사법리스크, 재판받는 사건들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러니 국민은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가는 한동훈식 정치개혁을 주목하고 결국 ‘이재명 대 윤석열’이 아닌 ‘이재명 대 한동훈’의 대결 구도로 보는 것이다.
둘째는 ‘새로운 정치 리더십’ 경쟁이다.
특이하게도 집권 여당의 출마자와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과의 사진보다 한동훈 위원장과의 사진을 찍고 홍보하는데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때문이기도 하지만, 출마자들이나 지지층은 한 위원장에 대한 ‘미래 권력’, ‘수권 가능성’에 기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층과 국민의 힘 지지층의 결속력이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미래권력’에 결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윤 대통령으로선 섭섭할 테지만, 결국 총선 구도가 ‘이재명 대 한동훈’으로 흘러가는 한 요인이기에 나쁠 것은 없을 듯 하다.민주당은 여전히 이재명 대표와의 친분과 친 명계의 전방위 공천 도전이 거세다. 민주당은 167석의 거대 야당이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총선에서 151석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재로선 민주당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총선 과반의석 실패’는 곧 ‘이재명 대표의 사퇴’로 직결될 것이다. ‘사법 리스크’ 보다 더 큰 충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지지율 30%대 정권과의 중간평가 싸움에서 목표 달성을 못하고 더구나 ‘새내기 정치인 한동훈’과의 싸움에서조차도 판정패 당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는 총선 이후 ‘정계 개편’ 이다. 대체로 선거전에 정치판이 이합집산이 이뤄지지만 현재 진행중인 ‘제3지대 집짓기’는 사실 ‘총선용’일 가능성이 높다. 막판 단일화된 제3당이 탄생하여 20석 내외의 원내교섭단체를 가진 정당이 된다면 총선 이후도 생존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총선 이후 정계 개편은 아마도 한동훈 위원장의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한 위원장이 정계 개편을 주도한다기보다 국민의 힘이 현재보다 의미 있는 의석수를 더 확보한다면, 국민의 힘은 ‘미래권력’ 한동훈 위원장 중심의 ‘정계 재편 원심력’이 자연스럽게 작동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생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다. 이 경우 윤대통령은 레임덕 논란이 있겠지만, 사실은 더 확실한 ‘안전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 될 것이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라는 오랜 명언을 애써 무시할 필요는 없다. 그만치 예측은 어리석은 일 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진보 진영과 보수진영의 선거주도권을 잡기위한 선거 구도 싸움에선 민주당이 더 구태의연한 모습에 가깝다는 점은 부인할 순 없을 것이다. 민주당이 진보 진영의 큰집이자 정통세력으로 다시 자리 잡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이재명 대표의 ‘희생적 정치 결단’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총선이 민주당의 위기로 닥친다면 과연 이대표는 어떤 결단을 내릴지 궁금할뿐이다.
새로운 얼굴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개혁 행보’와 ‘새로운 리더십’은 분명 총선 호재이다. 그렇다고 한 위원장의 ‘현재 호감도’가 총선 때 ‘위력적인 무기’로 활용되고 파급력이 배가될지는 의문이다. 한동훈식 정치 행보는 아직 ‘체계화된 정치 리더십’과 ‘정치개혁 플렛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에는 크게 미흡한 면이 있다. 정치 분야뿐 아니라, 국가 안보,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정책, 미래 세대들의 지속 가능한 희망적 삶 등에 대한 비전도 제시돼야 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젠 ‘한동훈식 뉴프런티어’ 구상과 ‘한동훈식 새로운 보수 플랜’이 제시돼야 이번 총선이 더욱더 선명한 구도로 이어지고 ‘미래권력 지형’도 더 구체화 될 것이란 점이다. 스스로가 40대에 검찰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온 만큼, ‘한국의 존 F. 케네디’가 될 각오로 자신의 정치구상을 담아내고 강한 실천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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