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들인 ‘톱스타’ 마케팅… 독이 든 성배?

아라치 치킨 광고 전속 모델 이강인 선수[출처 : 아라치 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
아라치 치킨 광고 전속 모델 이강인 선수[출처 : 아라치 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최근 대한민국 축구 아시안컵 국가대표팀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이강인 선수(파리 생제르맹 FC 소속)가 ‘하극상’으로 배신감을 느낀 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강인의 국가대표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인기가 나날이 치솟으며 국내 기업들은 이강인을 내세워 광고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는 와중 축구대표팀 내의 불화설과 하극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이강인을 계속 모델로 쓰면 불매한다”… 심해지는 비판 옳은 것일까
- 하극상 문제 이후 기업 손해 감수하고 ‘이강인 지우기’ 급급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의 답답하던 공격 전개에 막힌 혈을 뚫어주던 역할을 한 이강인 선수가 인성 논란과 더불어 하극상 문제로 많은 축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의 최근 뛰어난 활약으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인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장류를 제조해 판매하는 식품 전문기업 삼화 식품의 프랜차이즈 계열사인 삼화 에프엔씨가 론칭한 치킨 프렌차이즈 업체인 ‘아라치 치킨’은 이강인을 전속 모델로 내세워 홍보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KT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모델인 갤럭시 S24를 홍보하기 위해 이강인을 내세웠다.

또한 파리 생제르맹(PSG)의 경기 중계를 시작한 쿠팡플레이는 경기에 이강인과 관련한 사진과 그래픽을 사용하며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이강인의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파리바게뜨도 이강인 사진이 담긴 관련 포스터를 내걸며 광고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이강인 선수의 인성·하극상 문제로 그와 광고 계약을 맺은 기업들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광고 마케팅업계에 따르면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건을 추진 중이던 기업 일부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미 이강인을 내세워 마케팅을 진행 중이던 ‘아라치 치킨’과 6년째 이강인을 후원한 KT 또한 “이강인을 계속 모델로 쓰면 불매한다”는 등 악플에 시달리는 중이다. 

광고 계약을 맺은 기업은 불매 운동으로 번져 매출의 악영향을 주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고자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서고 있다. 19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아라치 치킨은 이강인 선수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광고 계약은 이달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강인의 광고 영상을 내렸지만, SNS(소셜미디어) 광고는 유지하고 있다. 

KT는 이강인을 내서워 진행하던 갤럭시 S24 프로모션을 조기 종료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KT는 전국 대리점·판매점에 이강인이 광고 모델로 나선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프로모션 포스터를 내렸다. 회사 측은 "구매 혜택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강인에 대해 좋지 못한 여론을 어느 정도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더선이 지난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 전날 저녁 이강인 등 후배들과 언쟁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가락에 붕대를 맨 손흥민과 이강인. [뉴시스]
영국 매체 더선이 지난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 전날 저녁 이강인 등 후배들과 언쟁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가락에 붕대를 맨 손흥민과 이강인. [뉴시스]

쿠팡플레이는 이강인 선수의 하극상 문제가 터진 이후 이강인과 관련된 사진·그래픽 등을 모두 제외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는 경기 메인 그래픽에도 이강인의 사진 대신 킬리안 음바페를 내걸었다. 이강인은 선발 출전했으나, 상단에 자리한 스코어보드에 그의 출전 여부도 표시되지 않았다.

이강인의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파리바게뜨도 일부 점포에서 이강인 사진이 담긴 관련 포스터를 철거하고 있다. 이와 함께 SNS(소셜미디어 서비스) 게시글에는 선수단 사진보다 구단 로고가 돋보이게 바꾼 상태다.

광고업계에서는 톱스타급의 유명인들에게 1년 기준 전속모델 광고료를 10억 원 안팎으로 책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통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 시 계약 해지 및 위약금 지급’이라는 의무 조항이 달린다. 현재 진행 중인 광고를 종합해 보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 선수 입장에서는 팬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에 더불어 계약 해지를 하게 된다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까지 물게 돼 최악의 국면을 맞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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