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明-文)정당 용광로 통합 믿었는데, 지금은 그저 참담" 경선 촉구
'임종석 vs 윤희숙' 양자대결 지역 여론조사서 林 9% 격차로 尹에 앞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의 결정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의 결정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8일 서울 중구·성동갑 공천에서 컷오프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중구성동갑에 대한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추천 의결을 재고해 달라"고 성토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단결과 통합을 복원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달라"며 당에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양산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 지금은 그저 참담할 뿐이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묻고 싶다.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라며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 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거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질 수 없는 선거이고 져서는 안되는 선거다. 민주당은 하나일 때 승리했다"며 "명문의 약속과 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폭정을 심판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우리 모두는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된다"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방향을 바꿀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며칠이고 모여 앉아 격론을 벌여달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을 지지했던 마음들을 모두 모아 달라"며 "그것만이 승리의 길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끝으로 "저는 여느 때처럼 오늘 저녁 6시에 왕십리역 광장에 나가 저녁인사를 드릴 예정"이라며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 답을 들은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공관위는 지난 27일 성동갑 지역구 본선 후보로 임 전 실장 대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당 지도부는 임 전 실장에게 재차 송파갑 등 험지 출마를 요구했으나, 임 전 실장은 이를 거부하며 성동갑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출신인 임 전 실장은 문재인계와 586 운동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민주당에서 잠정 당권주자로도 꾸준히 지목됐던 인사다. 그는 성동구에서만 재선(16·17대 국회)을 지낸 지역구 터주대감으로도 평가된다. 

그간 성동갑 공천은 최근 민주당을 관통한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의 정점을 찍을 뇌관으로 지목돼 왔다. 임 전 실장의 컷오프가 현실화하자, 민주당 내홍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성동갑 등 쟁점화된 지역구에 대한 공천 교통정리를 요구했던 친문계 고민정 의원도 전날 당 최고위원 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는 임 전 실장의 컷오프에 대한 반발로도 해석됐다.

한편 PNP (주)피플네트윅스 리서치가 성동저널 의뢰로 지난 26~27일 양일간 중구성동갑에서 만18세 이상 남녀 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ARS 100% 여론조사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여야 양자대결 지지율에서 본선행을 확정지은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임 전 실장은 45.0%, 윤 전 의원은 35.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하며 9.9%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성동 지역정가에서는 당이 성동갑에서의 연고가 전무한 전 전 위원장을 발탁한 데 대해 의문을 표하며 반발하고 있다. 성동구의 한 지역정가 인사는 "(민주당이) 지역사회 수요를 무시한 처사로 선거 필패 수순을 밟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전략 공천을 철회하고 성동갑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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