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훼손 우려 분분...주가, 배당은 감소

효성그룹이 지주사 인적분할로 '쌍두 체제'로 전환하는 가운데 각자 지주사를 독립경영할 예정인 조현준 회장(왼쪽)과 조현상 부회장.[제공 : 효성그룹, 뉴시스]
효성그룹이 지주사 인적분할로 '쌍두 체제'로 전환하는 가운데 각자 지주사를 독립경영할 예정인 조현준 회장(왼쪽)과 조현상 부회장.[제공 : 효성그룹, 뉴시스]

[일요서울 ㅣ 이지훈 기자] 효성그룹이 지난 2월 23일 신설 지주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존속 지주사인 효성은 효성 오너일가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이끌고 이번 이사회를 통해 신설된 지주사는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는 두 형제의 독립 경영 체제 구도가 세워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형제간 다툼의 불씨는 사라졌지만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 

-사라진 ‘형제의 난’ 불씨...업계 "계열 분리 수순에 진입" 분석
-떨어지는 주가·배당... 독립경영으로 새로운 리스크 가능성까지

효성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등 6개 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 신설 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효성 측은 글로벌 시장 환경의 변화에 기민한 대응과 책임경영 강화, 주주가치 제고 등을 근거로 그룹 분할 이유를 밝혔다.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쳐, 7월 1일이후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 신설 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재계는 1966년 설립된 효성그룹이 '오너 3세' 시대에 들어서 '형제 독립 경영'을 본격화가 시작됐다고 판단된다. 이와 함께 재계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효성그룹은 2014년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씨가 그룹 계열사 대표와 임원 등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가족 간 집안싸움으로 불거지자, 재계 안팎으로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형제의 독립경영... 주주들은 불만 표출

재계는 이번 체제 개편 계획이 후계 구도를 분명히 하며 경영권을 둘러싼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형제의 난' 리스크는 해소될지언정 주가와 배당 감소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계열사 분리 소식 당시 효성 주가는 6만3000원대에서 5만9000원대로 6% 급락했다. 

아울러 2022년 1주당 6500원이였던 배당금은 현재 3000원까지 감소했다. 소액 주주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주가와 배당이 모두 떨어진 것이 효성의 현주소다" 라며"주주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왜 승계를 위해 주주들이 손해보고 희생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이번 효성의 독립경영에 대해 전문가들은 "승계 및 갈등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확실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독립 경영으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아무도 모르는 부분이다" 라며" 한 몸처럼 움직이는 그룹이 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효과를 내지 못 한다면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하기에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할이 진행된 후 신설되는 ㈜효성 신설 지주는 미래의 첨단소재 솔루션 분야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성장 기회를 확보해 간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서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사업을 활용해 신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그룹 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내연기관 및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제품 등을 보유한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 알려진다.

㈜효성 신설 지주는 국내외 SCM(Supply Chain Management) 솔루션 관련 법인을 통해 글로벌 SCM 솔루션 사업도 이끌어갈 계획을 밝혔다.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는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사업을 확대해 갈 전망이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M&A(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하여 그룹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글로벌 고객과 시장의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인재 육성 및 임직원 복지향상 등 인재 최우선 비전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조직문화를 구축해 갈 방침이다.

-집안싸움 리스크 해소... 향후 효성의 행방은

효성그룹은 향후 핵심 사업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차세대 모빌리티, 항공우주, 친환경 소재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미래의 신규 소재 사업 분야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도 진행하여 글로벌 첨단소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 그룹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신설 지주회사의 이사회는 사내이사로 조 부회장(대표이사),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가 맡고 사외이사로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을 내정했다.

한편 ㈜효성 신설 지주를 이끌 조 부회장은 2000년 효성그룹에 입사한 이후 첨단소재 전신인 산업자재 사업 그룹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2년부터는 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를 맡았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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