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의 본질을 완벽하게 풀어내고 보면 세계미술이 보일 것이다. 모두가 지나치는 보잘 게 없는 기와에 그런 심오한 조형과 사상이 깃들어 있다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9회에서 기와의 표현원리를 밝혔으나, 기와들의 끝없이 다양한 조형적 변화로 말미암아 파악하기 쉽지 않다.

- 완성山頂에 다다라 세계 조망 마침내 세계미술 풀어내
- 용처럼 천태만상(千態萬象) 조형 존재, 동서양 것 모두 분석해야

한 가지 표현이라면 기억하기 쉽지만, 용처럼 천태만상(千態萬象)의 조형이 성립되어 있다면, 그 작품들을 동서양 것 모두 분석해야만 알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현실에서 본 적이 없는 조형들이다. 그래서 한번 보고 보이는 것은 세상에는 없다. 개나 고양이처럼 현실에서 늘 보는 것은 즉각 보인다.

칼융의 무의식의 세계를 보주로 통해 체험

도 1, 사진=강우방 원장
도 1, 사진=강우방 원장

그러나 인류역사상 우리가 주목한 적이 없는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장인(匠人)인 마에스트로가 창조한 <문양,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을 풀어내서 설명하면 그에 따른 엄청나게 노력해야만 보이고 들릴 것이다. 현대의 위대한 사상가인 칼 융이란 심리학자는 무의식의 세계를 추구했다. 그러나 내가 그런 무의식의 세계를 <보주>를 통해서 누구도 체험해 본 적이 없는 세계를 밝혀 놓아도, 사람들은 칼 융의 무의식만 떠올린다. 9회에 걸쳐 체계적으로 설명해 왔지만, 우선 중국과 한국과 일본의 1200년간의 그 천태만상의 다양한 기와의 형태들을 파악하지 못하면, 그것은 전적으로 서툴게 전한 나의 책임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인식의 심도라고 항상 강조해도 스스로가 심도의 무수한 계단을 체험하지 않으면, 자신이 무수한 인식의 계단의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 모른다. 지식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해도 지식의 양이 많으면 인식의 높은 단계에 서 있다고 자부한다. 이제 우리는 인식의 계단 그 정상에 이르렀다. 그리고 사방의 세계를 조망하여 보니 모든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다.

고려시대 촛대가 있다.(1) 광명대(光明臺)라고 부른다. 비로자나(毘盧遮那)를 상징하는 촛대이다. 비로자나는 광명편조(光明遍照), 즉 어디든 평등하게 비추는 빛, 즉 진리이다. 만물 생성의 근원이다. 진리 그 자체는 예배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예 사람은 궁극의 진리를 불상으로 만들어 예배 대상으로 삼았다. 지권인(智拳印)을 맺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이런 불상의 의미를 알면 광명대라는 촛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고려시대 촛대 광명대비로지나 상징

도 2-1, 사진=강우방 원장
도 2-1, 사진=강우방 원장
도 2-2, 사진=강우방 원장
도 2-2, 사진=강우방 원장
도 2-3, 사진=강우방 원장
도 2-3, 사진=강우방 원장

10년 전에 지인이 광명대를 가지고 온다기에 완벽하게 모든 촬영 준비하고 무본당에서 정중하게 맞이한 적이 있었다. 부분을 살피다가 매우 놀랐다. (2-1) 그러나 역시 채색분석해 보아야 보인다. (2-2) 항상 보여드렸던, 보주에서 사방으로 발산하는 연이은 제1영기싹, 2영기싹, 3영기싹 영기문이 뚜렷하지 않은가.

그러나 보주라는 것을 값진 보석으로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어서 실제로 값비싼 보석으로 장식했다. 이 광명대에 이러한 조형을 장엄한 까닭은 비로자나()가 곧 보주이기 때문이다. 보주가 만물생성의 근원이라고 설명한 나의 주장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보주와 제1, 2, 3영기싹 영기문이 만물생성의 근원이라 주장해온 진리가 곧 비로자나불과 통하지 않는가. 더욱 단순화해 보니 보주에서부터 연이은 제1영기싹, 2영기싹, 3영기싹 영기문이 사방으로 발산하고 있지 않은가. (2-3)

9회의 마지막에서 다룬, 보주에서 사방으로 영기문이 확산하는 모양을 다시 찾아보기 바란다. 이 광명대를 보고 그런 진리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기와를 다루는 맥락에서 같은 결론을 광명대에서 만난 것이다.

고려시대 사리장엄구작품속 영험체험

도 3-1, 여섯겹의 사리함속에 부처님 사리, 손가락 뼈. 사진=강우방 원장
도 3-1, 여섯겹의 사리함속에 부처님 사리, 손가락 뼈. 사진=강우방 원장
도 3-2, 가장 바깥 상자. 사진=강우방 원장
도 3-2, 가장 바깥 상자. 사진=강우방 원장
도 3-3, 표면 문양이 제3영기싹으로부터 시작. 사진=강우방 원장
도 3-3, 표면 문양이 제3영기싹으로부터 시작. 사진=강우방 원장
도 3-4, 복잡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 3-4, 복잡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3-5, 다시 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3-5, 다시 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3-6, 더 복잡 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3-6, 더 복잡 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 3-7 규칙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 3-7 규칙전개, 사진=강우방 원장
도 3-8 영기문 전개 완료. 사진=강우방 원장
도 3-8 영기문 전개 완료. 사진=강우방 원장
도 3-9, 제3영기싹 영가문에서 발산하는 무량보주들 채색 시작. 사진=강우방 원장
도 3-9, 제3영기싹 영가문에서 발산하는 무량보주들 채색 시작. 사진=강우방 원장
도 3-10, 보주들 본격 채색. 사진=강우방 원장
도 3-10, 보주들 본격 채색. 사진=강우방 원장
도 3-11, 무량보주들 채색 완료. 사진=강우방 원장
도 3-11, 무량보주들 채색 완료. 사진=강우방 원장
도 3-12, 사진=강우방 원장
도 3-12, 사진=강우방 원장

그러면 고려 시대의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를 다루어 보가로 한다. 위에서 내려 본 것이다(3-1) 15년 전에 어느 지인이 보여주는 이 작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당시 영기문의 연구가 깊어갈 즈음이었다. 여섯 겹의 사리 함 깊숙이 보이는 것이 부처님 사리(舍利)인 손가락뼈이다. 그 사리를 보았을 때, 비범한 색이나 형태에서 강력한 신비한 영험(靈驗)을 느꼈다.

맨 밖의 사리함의 밑그림을 그려보니 정교하기 짝이 없다.(3-2, 3-3) 채색분석하여 보니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는가.(3-3) 영기문울 더욱 전개해 보니 정교하기 그지없다. (3-4) 계속하여 전개해 보았다.(3-5, 3-6, 3-7,)

전체를 채색해 보면서 그것을 단순화했더니 장엄한 영기문의 전개였다. 내가 찾은 영기문의 전개가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3-8) 그리고 곳곳에 갖가지 다른 영조(靈鳥)가 자리 잡고 있다. 영화된 세계에서 보는 일종의 화조도이다. 그 끝없이 전개해 가는 영기문 바닥에는 말 그대로 수만 개의 무량한 보주들이 새겨져 있어서 하나하나 채색해 나가기 시작해서 완성해 보니 장엄하구나.(3-9, 3-10, 3-11) 그 부분을 잘라서 보니 내가 얼마나 정교하게 채색했는지 알 수 있다.(3-12)

, 3영기싹 영기문에서 무량한 보주가 화생하고, 여섯 겹의 사리함에는 각각 다양한 영기문이 새겨져 있는데, 결국 부처님 사리가 이 모든 영기문에서 영기화생하고 있음을 알겠다. 나의 영기화생론(靈氣化生論)이란 사상은 이처럼, 일찍부터 잉태하여 와서 지금 화려하게 꽃피고 있다.

빠리 루브르 박물관 목고하 바쿨루스충격

도 4-1, 사진=강우방 원장
도 4-1, 사진=강우방 원장
도 4-2, 사진=강우방 원장
도 4-2, 사진=강우방 원장
도 4-3, 사진=강우방 원장
도 4-3, 사진=강우방 원장
도 4-4, 사진=강우방 원장
도 4-4, 사진=강우방 원장
도 4-5, 사진=강우방 원장
도 4-5, 사진=강우방 원장
도 4-6, 사진=강우방 원장
도 4-6, 사진=강우방 원장

10여 년 전에 프랑스 빠리 루브르 박물관의 중세미술실에서 놀라운 작품을 보았다.(4-1) 바로 바쿨루스. 기독교의 주교가 소유하는 지팡이다. 비록 지팡이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중요한 의식 때 주교가 들고 있는 거룩한 지팡이로 주교장(主敎杖, Bachulus Pastoralis)이라 불리는 성장(聖杖)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세부를 보면 조형의 성격이 어떻게 전개하는지 잘 보인다.(4-2, 4-3, 4-4, 4-5, 4-6).

밑그림을 그려보면 더 잘 보인다.(5-1, 5-2) 채색분석해보면 더욱 잘 보이고 가슴에 각인된다. 특별한 조형만 설명한다. 위의 부분 (6-1)을 확대해 보면, 전체적으로 굵은 제3영기싹이고, 그 끝의 부분에서 맺은 제3영기싹의 갈래 사이의 부분은 무량한 작은 보주로 가득 차 있다.

도 5-1, 전체 백묘. 사진=강우방 원장
도 5-1, 전체 백묘. 사진=강우방 원장
도 5-2, 체3영기싹. 사진=강우방 원장
도 5-2, 체3영기싹. 사진=강우방 원장

내가 제3영기싹에서, 예를 들면 한국의 와당의 제3영기싹에서도 무량한 보주가 발산한다고 주장했던 까닭은 이러한 무수한 예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 내부의 중심 줄기에 큰 보주와 작은 보주들이 연이어 있으며, 그 양방향으로 제3영기싹이 줄지어 있으며 그 바닥에는 매우 작은 자잘한 무량한 보주들 깔려있다. 이미 분석한 고려 시대 사리함의 문양에서 이미 보았던 똑같은 양상이다.

이로써 보아 나의 이론이 얼마나 범세계적으로 보편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굵은 띠 밖으로도 제3영기싹들이 줄지어 발산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현란한 제3영기싹 영기문에서 가브리엘과 마리아가 영기화생하고 있다, 신약성서 루가의 복음서 126~38절에 기록된 수태고지(受胎告知), 즉 대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회임을 알리는 장면이다. 장면에는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다.

용의 본질을 모르면 용으로 안보여

도 6-1, 사진=강우방 원장
도 6-1, 사진=강우방 원장
도 6-2, 제1, 2, 3 영기싹으로 구성, 사진=강우방 원장
도 6-2, 제1, 2, 3 영기싹으로 구성, 사진=강우방 원장
도 6-2-1, 사진=강우방 원장
도 6-2-1, 사진=강우방 원장
도 6-3, 무량보주가 발산하고 있음을 추정. 사진=강우방 원장
도 6-3, 무량보주가 발산하고 있음을 추정. 사진=강우방 원장
도 6-4, 보주 확산. 사진=강우방 원장
도 6-4, 보주 확산. 사진=강우방 원장
도 6-5 우보장엄. 사진=강우방 원장
도 6-5 우보장엄. 사진=강우방 원장

비록 성경이라는 문자언어의 기록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영화된 세계를 조형언어는 장엄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아래의 부분을 보면 양쪽으로 노랗게 칠한 가느다란 줄기가 있는데 바로 용()이다.(6-2, 6-2-1) 이 경우도 용의 본질을 모르면 용으로 보이지 않는다. 즉 전체적으로 제3영기싹이고, 중앙 부분에 매우 큰 타원체의 보주가 있다. 즉 제3영기싹 갈래에서 무량한 보주가 나온다는 뜻이다.

큰 보주 표면에는 연이은 작은 보주들이 있고 사격자 문양은 모두 무량보주를 상징한다는 것은 이미 강의에서 여러 번 설명했다. 그리고 그 큰 타원체 보주의 입에서 사방으로 왕관 같은 보주잎 모양이 피고 그 가운데에서 밑 부분과 윗부분을 이어서 매우 긴 굵은 제3영기싹 띠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굵은 제3영기씩 줄기의 아래의 부분에서 내부의 작은 제3영기싹들로 부터 무량한 보주들이 발산하여 우주에 가득 찬다는 생각을 넉넉히 해볼 수 있다.(6-3)

나의 이론으로 100% 설명할 수 있다. 전체의 위의 부분의 양쪽으로 제3영기씩이 줄지어 돌출하고 있어서 제영기싹들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많은 제3영기싹들로부터 시작해서 무량한 보주가 발산하고 있다. (6-4) 보주들은 더욱 넓게 발산하며 온 우주에 가득 찬다.(6-5) 그런 광경을 나는 우보장엄(雨寶莊嚴)이라 부른다.

로마바티칸 마조레 대성당 벽화 주목

로마 바티칸에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이라는 로마 4대 대성당 중 하나가 있는데, 중심 구역에 대 벽화가 있다. 일본에서 펴낸 인류 역사상 최후의 세계미술 전집을 일본 쇼각깐(小學館)이란 출판사에서 야심 차게 기획하여 출간했는데, 그 벽화의 중심 부분만을 실어놓았다. 예수님이 성모 마리아의 머리에 관을 씌어 주는 장면이다. 흔히 대관식(戴冠式)을 통해 왕관을 씀으로 비로소 왕이 되는 것처럼, 동정녀(童貞女)인 모 마리아가 왕관을 씀으로 비로소 천상의 여왕이 되는데, 이를 성모의 대관식(Coronation of the virgin)이라 한다. 그 천국에서 성자들과 천사들에 둘러싸여 있다.

도 7-1,  acopo_torriti,_coronation_of_the_virgin,_santa_maria_maggiore,_rome, 사진=강우방 원장
도 7-1,  acopo_torriti,_coronation_of_the_virgin,_santa_maria_maggiore,_rome, 사진=강우방 원장
도 7-2.  .Jacopo_torriti,_coronation_of_the_virgin,_santa_maria_maggiore,_rome[좀 더 큰 것. 사진=강우방 원장
도 7-2. .Jacopo_torriti,_coronation_of_the_virgin,_santa_maria_maggiore,_rome[좀 더 큰 것. 사진=강우방 원장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그림에서는 둥근 원 안에 대관식 광경을 그려 넣고 있다.(7-1) 그런데 나의 관심은 그 원 밖의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문양에 있다. 세계미술 전집에서는 주변 문양의 일부만 보인다. 그런데 어느 출판사의 편집자가 질은 좋지 않으나 벽면의 전체 그림을 찾아주었는데 깜짝 놀랐다.(7-2)

주변의 것을 밑그림 그려서 채색분석해 보니 참으로 놀라웠다. 맨 밑 부분에 강물이 흐르고 있는데, 물고기들을 표현하고 있어서 강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바다가 가득 찬 보주에 해당한다! 그리고 강어귀에 배추 같은 모양이 보이는데 거기에서부터 영기문이 전개하기 시작하지 않는가.(8-1, 8-2)

도 8-1, 채색분석 사진=강우방 원장
도 8-1, 채색분석 사진=강우방 원장
도 8-2, 전체 채색분석, 사진=강우방 원장
도 8-2, 전체 채색분석, 사진=강우방 원장
도 8-2-1, 그리스 신전 사자모형 홈통. 사진=강우방 원장
도 8-2-1, 그리스 신전 사자모형 홈통. 사진=강우방 원장
도8-2-2 채색분석. 사진=강우방 원장
도8-2-2 채색분석. 사진=강우방 원장

10여 년 전에 유럽 중세미술이 전공인 같은 대학교 동료 교수 앞에서 이 그림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그때 그가 설명하기를 내가 제2영기씩이라고 부르는 것을, 서양에서는 배추라고 알고 있고 자신도 프랑스 유학에서 배추라고 배웠다고 한다. 거듭 말하지만 조형예술품에는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없다. 도대체 유럽 중세에 아무 상징이 없는 배추 그림을 왜 그렸단 말인가.

그런데 나는 요즘 바로 일주일 전에 고대 그리스 신전의 홈통에서 배추 모양을 볼 수 있었다.(8-2-1, 8-2-2) 사자의 입에서 혀가 나와 홈통으로 삼고, 사자 양쪽으로부터 이른바 배추가 나오고 거기에서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이 나오고 있음을 일고 5년 전쯤 이미 인문학 잡지에 그 도상에 관해 쓴 적이 있었다. 사자는 사자가 아니었다. 모양은 현실에서 보이는 사자이지만 영화된 사자로, 그에 대응하는 것이 곧 동양의 용()이다.

광화문 용의 얼굴 모양을 홈통으로 삼아

도 8-3, 도 8-2를 단순화 강물은 보주를 가리킴. 사진=강우방 원장
도 8-3, 도 8-2를 단순화 강물은 보주를 가리킴. 사진=강우방 원장

서울 광화문에 가면 바로 용의 알굴 모양을 홈통으로 삼은 것을 볼 수 있다. 로마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그림에서 바로 그 제2영기싹을 배추 모양으로 표현하여 시발점으로 삼았다. 나는 처음부터 배추로 보인 적 이 없었고, 영기문의 시작점인 제2영기싹으로 보려고 조형적으로 여러 번 그려보며 실험해 보았다. 영기문은 거기에서 시작하여 복잡하게 전개하여 가는데, 끝까지 채색한 다음에 단순화했더니 바로 제1영기씩 영기문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형상이 아닌가.(8-3)

그 마리아 대관식 주변의 영기문 사이사이에 영조(靈鳥)들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화조도(花鳥圖)이구나! 무릎을 쳤다. 바로 만물생성의 근원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물에서 시작된 영기문이, 중앙의 원 안에 그린 예수님이 마리아에게 왕관을 씌워 주는 장면을 화생하게 하는 광경이라고 깨쳤다. 더 나아가 단순화하여 그려보니 강물과 배추 모양을 합하여 바다가 가득 찬 보주로 삼고, 그 보주를 시작점으로 삼아 제1영기싹이 연이어 전개하여 끝이 날 줄 모른다. 바로 제9회 마지막에 제시한 것과 똑같지 않은가.(도 8-3)

문자언어와 조형언오 불이(不二) 온 세계는 하나다!

도9,의식섹와 무의식 세계=문자언온의 세계와 조형언어의 세계. ​도 8-3, 도 8-2를 단순화 강물은 보주를 가리킴. 사진=강우방 원장​
도9,의식세계와 무의식 세계=문자언어의 세계와 조형언어의 세계. ​ 사진=강우방 원장​

이것으로 10회에 걸친 연재를 마친다. 원래 9년 전에 서울신문에 1년간 <세계미술, 용으로 풀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것을, <세계미술사>라는 제목으로 더욱 보완하여 출간될 것이다. 10회 연재를 정독하고 나서 내 저서를 읽으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드디어 수미산 산정에서 온 세계를 조망하며 시야를 이제 점점 넓혀갈 수 있다.

마침내 대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그 진리의 구조를 간단히 설명하려 한다.(9) 인류사적으로 보이지 않는 조형들 즉, 인류가 창조한 조형예술품들 가운데 문양들이 90%가량 점하는데 그것을 나는 최초로 해독했음에도 조용하고, 이에 비해 이집트 문자 일부를 처음으로 해독한 샹폴리옹의 업적을 두고는 떠들썩하다. 세계의 미술사학계에서 쓰고 있는 용어들은 100% 오류다. 무의식의 세계와 조형언어의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즉 이름 없는 구석기시대 이래의 예 장인들이 표현한 것을 100% 해독해서 하는 말이다.

빙산의 일각이 우리가 의식하는 문자언어의 세계이고, 그 빙산의 일각 밑의 무한한 세계가 무의식의 세계이며 조형언어의 세계이며 보이지 않는 세계다. 10회 연재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세계를 조형언어로 해독한 것으로 아무도 몰랐던 세계이다. 그러나 그 두 세계는 결국 불이(不二)의 세계임을 궁극에서 깨칠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온 세계는 하나다!> <>

강우방
·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
·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 미국 하버드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 수료
· 국립경주박물관장
· 이화여대 초빙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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