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각오하고 나 없이 환자 없다는 막무가내 의사 꺾어야
- 핵 맞보복·초토화 국민결의로 점차 현실화되는 북한 핵 위협 맞서야

내 목숨이 붙어있는 한 원나라 사신의 목을 베고야 말 것이다

2015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원나라 사신 영접 행사인 장평문에 선 정도전이 원나라와의 수교와 전쟁(명나라)을 반대하며 외친 소리다.

물론 역사적 사실은 아니고 드라마, 작가의 상상이지만 정도전은 원 사신과의 수교와 전쟁을 막는 방책을 묻는 질문에 대답한다.

원나라의 사신은 나약한 한 인간이다. 우리 모두가 원 사신을 죽이겠다는 결의를 보인다면 수교를 막고 전쟁을 막을 수 있다내 목숨이 붙어있는 한 원나라 사신의 목을 베고야 말 것이라고 소리친다. 드라마에서는 기겁한 원나라 사신이 도망치고 실제 역사에서도 이후 원나라와의 수교나 전쟁 기록은 없다.

60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지금 우리에게도 정도전의 외침처럼 정말 독한 마음, 독한 결기가 아니면 난관을 돌파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우선 의료공백 10년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의대교수부터 전공의, 의대생까지 똘똘 뭉쳐 '의료체계 붕괴'를 주장하며 2000명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강경 대응을 밝히고 있는 정부 방침대로 간다면 짧게는 1년여, 길게는 10년 동안 의료 부실 내지 차질은 피할 수 없다.

"OECD 평균 환자의 53%가 고관절 치환술을 받기 위해 3개월, 백내장 수술은 3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환자의 비율이 44%에 이른다"는 한 지역 의사회회장 엄포대로 앞으로 차례가 올 때까지 몇 개월이고 기다리는 각오를 해야 한다.

북한 핵 위협도 우리가 독하게 결의를 다지지 않으면 막을 수가 없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의 '전쟁위협'이 허세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문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지난 11(현지시간) "너무 극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김정은이 1950년 할아버지(김일성)처럼 전쟁에 나설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고 믿는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도 같은 날 "김정은은 핵프로그램 폐기 협상에 나설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게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푸틴과 군사지원 동맹을 강화한 김정은은 지난 6"우리 군대가 적들의 항시적인 위협을 압도적인 힘으로 견제하고 사소한 전쟁도발 기도도 철저히 제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이미 지난해 1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 태세를 완비할 때에라야 전쟁 억제의 중대한 전략적 사명을 다할 수 있다고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만 100여 건이 넘는 미사일 시험 발사와 고체연료를 포함한 미사일 다각화, 잠수함 발사 미사일, 핵탄두 소형화 움직임, 실전배치 동향까지 보인다.

또 지난 1월 김정은은 헌법에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과 같은 표현을 삭제하고 한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간주하도록 교육한다는 내용을 반영할 것을 지시했다. 이미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 선대의 업적으로 자랑하는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했으며 붉게 칠한 한반도 지도와 북한 애국가 도입부의 '삼천리' 단어를 삭제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와 북한관련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통일'을 신주단지 모시듯이 '통일 노선'이 북한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1절 축사에서 "3·1 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비로소 완결된다"고 하자 통일부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기반 구축'에 나서겠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공격을 방지할 유일한 핵무기 개발, 보유를 반대한다. 1991년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철수한 미군의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도 반대다.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LA를 희생할 미국 대통령이 있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에도 미국 등 비핵화를 주장하는 미국 등 우방국들의 제재와 외교단절, 고립될 것이라고, 무식한 소리 말라 훈계한다. 죽이겠다고 칼 들고 쫓아오는 강도를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뢰만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

이제 국민은 김정은의 핵 공격 전쟁 협박과 공포를 업고 살아야 할 처지다. 햇볕론을 불변의 교리로 삼는 민주당과 종북파들은 얘깃거리가 안된다. 결국 우리가 믿을 것은 지난 2월 체결한 한미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프레임워크 문서(쪼가리)밖에 없다.

북한이 우리를 상대로 핵공격을 위협하거나 핵능력을 과시할 때 미국이 지켜주겠다는 '확장억제(핵우산)' 약속인데 과연 북한의 핵 공격에 미국이 얼마나 신속하게, 미국 본토 공격을 감수하면서까지 보복, 방어에 나설지 미지수다. 무지하지만 역사에서 강대국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동맹국과의 약속과 의리를 지킨 걸 읽은 적이 없다.

방패도 핵무기도 없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정은의 핵공격과 전쟁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가, 국민이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 북한이 핵 공격을 하면 반드시 그리고 즉각적으로 핵 보복 공격을 해달라고 국민결의를 모아야 한다. 이 결의를 비상상황에 직면해 머뭇거리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의회에 전달해야 한다. 어차피 남한이든 북한이든 핵무기가 터지면 초토화될 것이다.

김정은이 알아야 한다. 방자한 의사들이 알아야 한다. 지독한 대한민국 국민의 결기를, 내가 죽기로 각오하지 않으면 적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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