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신당 지지율, 더민련 지지율에 앞선 여론조사 결과도
민주당-조국신당 총선 전 상호견제 속 불협화음 급속고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원창묵, 송기헌 후보와 함께 단상에 올라 시민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조국혁신당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상 비례정당 지지율 20%대로 뜻밖의 세 몰이 흐름을 이어가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야권 강성 지지층에 기반을 두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강세는 곧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더민련)의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심기도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이달 초 지지율 정체국면 돌파와 야권 결집을 위해 조국혁신당과 '반윤(反尹)' 기치 아래 공동전선을 꾸렸지만, 주객이 뒤바뀐 상황을 맞자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내 곳곳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4.10 총선 전 아군이라고 생각했던 조국 신당이 알고 보니 내부 복병이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거 시점까지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지금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최대 15석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제1야당이 주도하는 더민련의 지지율은 신생 정당인 조국 신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에 그쳐 있어 총선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소위 지역구·비례대표 '민주당 몰빵론'까지 앞세우며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 신당) 구호 견제에 나섰다.

특히 이 대표가 전날 유세에서 "그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서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며 "이번 총선은 우리 국민이 이 나라 주권자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날이어야 한다. 이번 4.10(총선)은 국민과 국민의힘의 대결"이라고 정권 심판론의 주체가 민주당임을 거듭 강조한 것도 결국 조국혁신당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잇따른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은 조국 당대표 개인의 자녀 입시비리 유죄 판결 등 공정성 논란과 사법리스크가 내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심판론' 슬로건 하나로 지지율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조국혁신당은 지지율 26.8%를 기록하며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3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더민련의 지지율(18.0%)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로, 조국 신당이 정권 심판론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의 총선 슬로건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이다. 이는 '정권 심판'을 강조하고 있는 민주당의 총선 구호보다 강도나 선명성에서 야권 강성 지지층에게 더욱 높은 소구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관권선거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조 대표가 조국혁신당이 '반윤 선봉장'임을 강조한 메시지를 분출해 민주당과의 갈등설이 증폭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18일 "TK(대구·경북)에 계신 분들의 입장은 윤석열이 싫어도 민주당으로는 안 간다"고 했다. 현 정권에 반감이 있는 유권자들의 최종 결집지는 결국 민주당이 아닌 조국혁신당임을 시사하며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에둘러 지적한 말로도 읽힌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이 싫어서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 조국 대표가 설마 그렇게 말했겠나"라고 넘겼지만, 이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상호견제가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명예당원' 발언으로 조국 신당에 호응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거론한 것도 하나의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박 전 원장은 현재 민주당으로부터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 공천을 받은 상태다. 

한편, 민주당과 더민련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선대위 합동회의를 갖는 등 비례대표 유세 전략 구상에 전격 돌입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지민비조라더니 마치 정권 심판 1인자인 것마냥 행세하는 것은 총선연대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가 아닌가"라며 "지금은 선거 전 합심해야 하는 시점이지, 기고만장은 금물"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상기 여론조사와 관련한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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