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나는 어떤 위치와 상황에 있을까’ 고민하고 진로 결정”
“현실에 안주하는 직원은 퇴출 대상 1호…능동적·발전적 사고 지향”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금융기관 경영자’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로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좋아해서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평소 관심을 가졌던 프로그래머 양성기관인 전자계산교육원에서 약 6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다.

최 이사장은 “일반적으로 ‘수학’하면 대다수 어렵고 힘든 학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수학이라는 학문의 본질인 ‘논리정연한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 ‘인간의 사유 능력 향상’ 등의 사회적 필요로 인해 전공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첫 직장과 두 번째 직장은 새마을금고 전산 업무를 지원해 주고 유지·관리하는 회사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전산업계보다는 새마을금고가 더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고, 새마을금고에서 자신의 능력이 더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1995년 1월에 안암동 새마을금고 평사원으로 이직해 현재 최고 경영자인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 금융기관 최고경영자가 되신 동기와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1995년 안암동 새마을금고로 이직할 때 ‘10년 후 나는 어떤 위치와 상황에 있을까’를 상당히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정했는데요. 그 결과 현재 최고경영자가 됐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이직 후 10년 후 부장 정도의 직위와 함께 재정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죠. 과거 제가 다니던 회사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반면 새마을금고는 저의 미래를 걸고 노력한다면 저와 회사가 윈윈하며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어요.

그래서 입사 후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열심히 업무를 습득했고, 덕분에 상사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아 전 이사장님께서 ‘향후 이사장직에 도전해서 우리 금고를 더 성장시켜 보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 조언을 발판삼아 저는 또다시 10년 후 경영자가 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했지요. 그리고는 마침내 입사 25년만인 2020년 3월에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17표 차로 이기고 당선됐습니다.

-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서 현재 수행하시는 직무는 무엇인가요.

▲모든 조직의 최고 책임자는 최종 결정권자이잖아요. 그런 만큼 제일 중요한 임무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직원들이 업무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직원을 존중해야 나 자신도 존경받는다는 생각으로 직위와 나이 상관없이 직원들이 자존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며 근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사장의 인사권에는 직원의 발령, 승격, 승진 등과 예산 편성 및 결산업무에 대한 의무와 권한이 있고요. 이 외에도 안정적인 자금 조달 및 운영에 따른 금리 결정권, 직원들에 대한 관리·감독의 의무와 권한이 있습니다.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 고객들과 깊은 유대와 신뢰를 쌓기 위한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정당한 권리 추구를 위해 금융인은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요.

▲유대와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은 투명한 경영과 직원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처리이며, 임·직원 본인의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정직하고 친절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임·직원은 고객들이 본인들의 가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또한, 부족한 업무 지식으로 인해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관련법과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하며 업무를 정확하게 습득해 전문적인 금융인이 되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사장님은 금융기관 최고경영자로서 현재 어떤 가치관과 소신으로 고객들을 대하시나요.

▲제가 좋아하는 사자성어이기도 하고 금융인이 반드시 마음속에 담아야 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갖고 고객뿐만 아니라 조직구성원들을 대한다면 조직은 최고의 원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현실에 안주하는 직원은 퇴출 대상 1호임을 임·직원들이 마음에 새기고 항상 능동적이고 발전적으로 사고해야 할 것입니다.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왼쪽)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왼쪽)

- 금융 플랫폼 활성화로 차주들이 직접 대출 조건을 비교, 선택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새마을금고는 어떤 방향으로 대출 금리와 한도 등을 제시하며 리스크를 관리하시나요.

▲일반인들은 자세히 모르시겠지만 새마을금고는 1,290여 개의 독립법인임에 따라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1,290여 명이에요. 독립법인이기에 A라는 금고에 문제가 발생해도, B라는 금고와는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즉,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로 다 같이 쓰러지는 것이 아닌, 문제가 발생한 금고만 합병 또는 파산된다는 뜻이죠.

이러한 특징이 있기에 1,290여 개 새마을금고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제기하는 금리와 한도도 금고별로 달라요. 그래서 시중 은행처럼 금융 플랫폼 등에 빠르고 일사불란한 대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개별 새마을금고와 금융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새마을금고 중앙회에서 함께 고민 중이며, 빠른 시일내에 고객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현재 새마을금고의 금리 비교는 새마을금고 홈페이지에서 조회 가능해요. 참고로 본 금고는 은행권과 상호저축은행의 중간적 금리를 제시하고 있고, 한도는 서울의 주요구(강남 3구, 용산 등) 및 경기도 성남시의 경우 KB시세의 저가로 최고 80%까지 대출해주고 있어요. 단, 채무자는 연체 사실이 없어야 하며 신용등급이 5등급 이상, 상환능력이 충족 가능한 경우에 한합니다.

또한, 안암동 새마을금고는 연체율이 0.6%(은행권:0.46%), 고정 이하 연체율 0.8%로 양호하게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 새마을금고는 고객 만족을 위해 금융서비스를 어떻게 기획 및 제공하나요. 또한, 사원들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시나요.

▲전산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제공하고 있어 일선 새마을금고에서는 권한이 없어요. 다만, 본 새마을금고에서는 우수 고객의 타행이체 수수료 무료, 인터넷 뱅킹으로 예·적금 신규 개설시 은행과 타 새마을금고보다 더 높은 0.2%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거의 모든 금융거래는 비대면 거래로 이루어질 것이 예상돼요. 그래서 본 금고는 효율적으로 직원들의 업무를 덜어 주고자 선제적 비대면 우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요. 직원들 또한 비대면 거래에 대한 업무 숙지 및 타 금융기관의 앱도 사용해보며 새마을금고앱과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비교·분석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업무처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임·직원 소통시간을 월 1회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왼쪽 앞에서 4번째)
최광석 안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왼쪽 앞에서 4번째)

- 고객의 니즈에 맞추면서도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건전한 ‘윈윈 구조’로 이끌기 위한 이사장님의 경영방침은 무엇인가요.

▲금융기관 중 새마을금고는 유일하게 환원 금융기관이에요. 2020년 이사장 취임 후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드리고 있으며, ESG사업의 일환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불우이웃에게는 매년 3000만 원 정도를 환원해 드리고 있어요. 앞으로도 환원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서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힘이 되는 안암동 새마을금고가 되고자 합니다. 또한, 구성원은 ‘임·직원 상호존중’, ‘고객 만족’, ‘자아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 금융기관으로서 경쟁력 유지 및 건전성 제고를 위해 신용평가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시나요.

▲2020년 이사장 취임 후 안암동 새마을금고는 자산건전성 1등급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데요. 무리한 자산 성장보다는 꾸준한 내부 유보금(적립금) 확충을 전제로 내실 있는 새마을금고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어요. 신용평가시스템은 개인 및 자영업자에 대한 신용평점을 산출해 여신의 신청, 심사, 승인업무 및 관리 분석 업무를 자동화된 절차에 따라 수행함으로써 업무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제고하도록 처리시스템을 설계했는데요. 자동화된 절차로 수행되는 시스템을 활용해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및 기업자금대출 등 모든 대출을 체계적·안정적으로 관리운영하고 있으며, 대출 감정 또한 보수적으로 해서 위험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금융기관 최고경영자가 되기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첫째, 금융기관의 경영자가 되겠다는 꿈과 포부가 있으면 금융기관이나 금융상품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고요. 둘째는 금융기관과 관련한 금융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할 거예요. 예를 들어 새마을금고의 경우는 거래 회원들이 직접 경영자를 선출하기 때문에 임원의 자격을 요하는 피선거권의 조건이 있어요. 과거에는 금융기관에 입사하기 위해 대학에서 일반적으로 경영학, 회계학, 통계학과 쪽으로 공부했잖아요. 그러나 요즘은 금융상품의 다양화와 전문화에 맞물려 일반적인 예·적금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등을 연구하는 금융공학과도 인기가 있는 거로 알고 있어요.

특히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본인이 원하는 금융기관에 입사해야 하는데 알고 있듯이 경영자가 되는 길은 아주 좁고 어려워요. 하지만 실력과 인성을 갖추고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경영자라는 위치는 권한이 많은 만큼 그에 따른 큰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도 한데요. 옛말에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디 우리 청소년들이 원하는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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