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를 통해 어떤 바람이 불어오나... 초점은 ‘기업 밸류업’

지난 26일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뉴시스]
지난 26일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 1784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정부가 기업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시 법인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가운데 개최되는 '주총 슈퍼위크' 기간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기획특집 ②은 3월 25일부터 3월 26일까지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를 정리했다.]

-김동명 LG엔솔 대표이사 정식 선임... "압도적 경쟁 우위 확보"

LG에너지솔루션(3월25일)은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제4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023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사내이사 1인, 사외이사 2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한승수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변경의 건 등 원안대로 의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정식 선임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는 업계 내에서 ‘정통 배터리맨’으로 통한다. 그는 1998년 LG 배터리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생산, 상품 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을 다룬 전문가다. 김 대표이사의 주된 성과는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으며 고객 수주를 늘리고 합작법인(JV)을 추진한 것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정식 선임. [제공 : LG에너지 솔류션]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정식 선임. [제공 : LG에너지 솔류션]

그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보낸 ‘CEO 래터’를 통해 “지난 3년이 사업 기반을 다지며 양적 성장을 해온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깊이 있는 몰입과 강한 실행력으로 압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때이다”라고 도전적으로 배터리 산업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임을 다짐했다.

카카오페이(3월25일)는 ▲2023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사내이사 1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윤석, 2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확정됐으며, 주목할 점은 신원근 대표이사의 연임이다.

그는 2022년3월부터 카카오페이 대표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카카오페이증권 등 카카오 자회사의 시장 내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또한 신 대표 임기 동안 카카오페이는 별도 기준 연간 흑자를 2년 연속 달성과 더불어 의미 있는 성장 지표를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제공 : 카카오페이]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제공 : 카카오페이]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국민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대표를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성장 전략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사업 계획들을 차질 없이 이뤄가며 전 국민의 금융 생활을 이롭게 하겠다는 비전을 실현시켜 가겠다”고 제언했다.

LG전자(3월26일)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22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주주총회를 시작하며 "배당 성향을 5%P 개선해서 내년부터 25%로 상향 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배당 성향은 2024년~2026년까지 3년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25%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내년부터 최소 배당금도 설정된다. 기존에는 실적과 연동했지만, 내년부터는 최소 배당금을 1000원으로 정하고 이 이상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에는 배당 기준일(사업연도 말) 이후 배당액이 확정됐지만,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앞으로는 배당액을 결정한 후 배당일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차가운 주주들 반응... 최수연 대표 ‘진땀’

네이버(3월 26일)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2 사옥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6개 의안이 통과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난해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외형 성장뿐 아니라 비용 효율화에도 집중해 전 사업부문의 내실을 다진 한 해였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믿음과 성원으로 지지해 주신 주주 여러분들게 감사드리고 올 한 해에도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최 대표의 굳은 다짐과 다르게 냉랭한 주주들의 반응이 차갑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은 “ ‘네이버 주가 때문에 고통스럽다’, ‘네이버의 혁신은 죽었다’, ‘엔비디아에 비해 상당히 유감스러운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의 장기적 성장 비전이 뭐냐?’ ”등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없는 주가에 주주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주가 심려가 클 것으로 생각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라면서도 "유튜브가 나왔을 때 경쟁 상황을 고려해 커머스를 선택한 결과 사업적 성장과 SME(소상공인) 생태계 구축을 잘 이뤄냈다. 클립, 치지직 서비스 역시 유튜브와 경쟁 속에서 저희만의 뾰족한 경쟁력에 대해 고민한 전략적인 답"이라고 설명했다.

유영상 SKT 사장이 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 [제공 : SKT]
유영상 SKT 사장이 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 [제공 : SKT]

SK텔레콤(3월 26일)은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40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총 4명의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승인했다. 2023년 연결 재무제표는 전년 대비 각각 1.8%, 8.8% 성장한 연간 매출 17조6085억 원, 영업이익 1조7532억 원으로 승인됐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연간 3540원으로 확정됐다.

또한,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투자자들이 기말 배당금액을 먼저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 관련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기존 기말 배당기준일을 영업연도 말로 되어 있는 내용을 삭제, 이사회에서 기말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주주 친화적으로 바꾼 것이다. 새로운 배당기준일 정관은 2024년 기말 배당부터 적용된다.

-SKT, 기말 배당기준일 주주 친화적 변경

유영상 사장은 98.4% 찬성률을 얻어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021년 11월 SKT CEO로 선임된 유 사장은 2022년과 2023년 유의미한 실적을 달성한 바 있으며,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을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 실행을 가속화해 올해 AI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들 외에도 25일부터 27일까지 ▲미래에셋증권(3월26일) ▲SK(3월27일) ▲NH투자증권(3월27일) 등이 주총을 열고 2024년을 성공 경영을 위한 초석을 다졌으며, 오는 28일에는 ▲한화 ▲KT ▲카카오 ▲코오롱 ▲두산 29일에는 ▲HD현대 ▲CJ그룹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2024년 자신들이 그려나갈 기업의 미래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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