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말 궁금하게 서울사람들은 조국한티 표 준댜?"..."원체 이상혀서 아직 모르겄어"

최근 며칠 충청지역 선거현장을 돌았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요동치는 선거 현장을, 그것도 스윙 보터라고 하는 충청권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단 언론에서 보도된 전국적인, 서울.수도권 민심, 선거 판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측은 승기를 잡았다는, 21대 총선 대승이 재현될 것으로 기대에 차 있었다.

21대 총선에서는 대전·충남·세종·충북 등 충청권은 전체 의석 28석 중 민주당 20,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8석으로 민주당의 압승, 대승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기소침, 맨붕(멘탈붕괴) 상태였다. 후보캠프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힘든 싸움이었다면 올라가는 맛이라도 있을 텐데 불과 10여일 전만해도 10%가량 앞서다가 갑자기 15% 푹 떨어지니 후보나 선거운동원, 지지자들이 (다시) 뛸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충청권 현장에서 기자가 가장 많이들은 질문이 세 가지다.

하나는 "용산이 왜 그래요?"이다. 이번 총선에서 패할 경우 가장 어려워지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일 텐데 최근 행보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윤 대통령이 한동훈을 그렇게 미워하냐, 견제하는 거냐"이다.

아마 서울에서, 여의도 취재를 주로 해온 기자라니 용산 대통령실과 중앙정치 동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물어본 것일 수도 있고 알면서도 답답함에 나온 것일 수 있다.

안타까워 몇 마디 상황 설명을 하긴 했지만 기자 역시 명쾌한 답을 알 수 없고 더구나 의기소침해 있는 그들을 더 힘들게 할 수 없어 얼버무리고 말았다.

세 번째는 일반 유권자들의 질문이다. 충남 보령 출신으로 대전에서 30년째 택시 기사를 하고 있는 최 모 씨는 "기자양반이라니...호남은 원래부터 그런 거고. 증말 궁금한 게 서울(수도권)사람들이 조국헌티 표 준댜?"라고 물었다.

투표할 정당을 정했냐는 질문에 지역정당인 자민련이 없어진 다음에는 그때그때 투표한 정당이 달랐다는 그는 "원채 이상해서...어딜 찍어야 할지..."라며 말문을 닫았다.

충청권이 선거 '스윙 보터'인 것은 기계적 균형감으로 의석 수, 표를 나눠줘서가 아니다.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한 발 늦은 여론반영으로 판세를 주도하지도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그래서 충청권은 중도층 표심과 통한다.

그러나 찰랑찰랑 한 물잔에 한 방울, 민심을 반영한 한 표를 던져 승패를 결정하는 역할을 해 왔다. 축구로 치면 골을 넣는 공격수는 아니지만 상대방의 골을 막는 마지막 저지선 골키퍼같은 역할이랄까.

지금 충청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행보,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간의 막후 비화도 궁금하지만 동시에 이재명.조국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았다.

충청권은 오랜 과거사가 아니라 길게는 몇 달, 짧게는 몇 주 며칠 행태를 평가하고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다. 스윙 보터 충청권의 한 표가 어느 잔에 부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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