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말고 공격하라’ 시범경기 6경기를 치른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따라서 지바 롯데 이승엽(28)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라는 주문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시범경기에서 모두 19번 타석에 나왔다. 지난달 28일 요미우리전에서 볼넷을 얻었던 한 타석을 제외하고 18타석 중 투스트라이크가 되기 전에 타격을 완료한 것은 단 3번밖에 되지 않는다. 15번의 공격이 모두 투스트라이크 후에 이뤄졌다. 그중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볼카운트 2-0이나 2-1에서 공격한 횟수도 모두 6번이나 된다.

그나마 볼카운트 2-0에서 2개의 안타를 뽑아낸 것을 유일한 위안으로 삼을 정도다. 다시 말해 일본 투수들의 적극성에 이승엽의 공격이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투수들이 이승엽을 선견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 일본의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시범경기인 것도 이유겠지만 일본의 투수들은 대체로 초구, 2구에 과감히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 한다. 때문에 이승엽의 타격 스타일이 불리한 상황으로 간다는 지적이다. 이승엽은 타석에서 다음 볼을 예측하는 일이 많아 유인구에 속지 않으려고 기다리는 습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일본 선수들의 볼배합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오히려 좋은 볼을 그대로 지나치는 실수를 할 때가 많다.

실제로 이승엽은 한 복판에 들어오는 볼에도 가만히 서 있어 경기 후 물어보면 “변화구가 올 줄 알았다”고 대답했다. 먼저 투스트라이크가 되면 타자에게 유리할 게 없는 게 야구지만 일본은 특히 그렇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스피드보다는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스트라이크 이후로 몰리면 급한 마음에 상대 유인구에 속기 쉽다. 따라서 이승엽이 일본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볼카운트가 투스트라이크에 이르기 전에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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