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책 사회적 책임 행동에 옮긴 것”…화들짝 놀란 정치권

▲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15일 오전 9시 30분께 경기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앞에서 1500억원 재산환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수원=뉴시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자신의 안철수연구소 보유주식 지분 중 1500억 원 상당을 사회 환원하기로 밝힌 것에 대해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 원장은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강의라든지 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말해 왔는데 그것을 행동에 옮긴 것이라며 거액의 재산을 기부하면서 밝힌 입장치고는 짧고 덤덤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발언은 일체 하지 않았다. 그러나 9월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과 후보단일화로 양보의사를 밝힌 이후 정치권은 그의 모든 행보를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을 흔들어놓았던 그였기에, 야권통합과 여권의 신당 분열이 동시에 터져 나오는 미묘한 시기에 거액의 재산을 사회 환원하겠다는 결정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그의 지지층을 다지기 위한 유력 대권 후보의 행보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안 원장이 거액의 재산 기부를 평소 지론이라고 밝혔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자신을 겨냥한 본격적인 검증을 앞두고 사전 포석이 짙다는 측면에서 대권 정치의 시작으로 간주될 수 있는 부분이다.  

가뜩이나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대세론의 방탄막으로 안 원장의 사생활은 물론, 주변 인물까지 샅샅이 수집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안 원장은 스스로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면서 자신에게 쏠린 여론을 재산 사회환원이라는 방법으로 대중 여론의 호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정치권에 존재감을 재확인하는 맞대응 카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처럼 야권의 러브콜 속에서 정치적 운신의 폭도 확대해가고 있기에 앞으로도 그의 행보는 폭발력을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용섭은 14일 오후 논평을 통해 사회 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를 다한 것이라며 단지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선뜻 행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 교수의 결정은 사회적 귀감이 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 대변인은 정치란 무릇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안 교수는 앞으로 본인이 정치를 하던, 안하던 이미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안 원장의 재산 사회환원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했다.  

반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15일 오후 김성조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안 원장의 행보를 두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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