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이용한 사기극…도민 농락당한 것"

▲ 지난달 12일 오전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가운데 제주시 제주아트센터에 마련된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결과발표' 행사장에서 정운찬(오른쪽) 범국민추진위원장,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우근민 제주지사, 등이 환호를 하고 있다.<제주=뉴시스>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이 전화투표요금 미납으로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김용범 도의원은 지난 12일 속개한 제288회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12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7대 경관 투표와 관련해 전화비 미납 사실을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전화투표수가 1억 건으로 전화비만 200억 원 미납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납입이 안 되면 최종 선정에서 제외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성후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장은 “유효투표수에 영향을 받는다. 유표투표수는 KT를 통해 재단에 요금이 완납된 투표수를 말한다”고 답해 전화요금 납부 여부가 7대 자연경관 최종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7대경관 선정에 들어간 전체 전화비용 공개에 대해서 공영민 제주도 지식경제국장은 “영업 비밀상 밝힐 수 없다”며 “요금 미납 문제는 KT와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진행한 뉴세븐원더스재단과의 관계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공 국장은 "KT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KT가 제주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동훈 제주도의회 예결특별 위원장은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을 결국 돈으로 산 것이다. 도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KT측은 뉴세븐원더스재단과의 계약에 대해 일체 공개하지 않아 KT가 돈을 미리 주냐 안주냐에 따라 최종선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재단과 계약을 맺은 1차적인 주체가 KT다.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파장이, 여진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전화투표는 제주도 행정전화를 가지고 투표 했다. 보통 한 해 행정전화예산이 3억 원 정도 반영된다. 지난 9월말까지 200억 원으로 집계돼 300억 원이 될지 400억 원이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KT가 선납할 경우, 제주도가 납부하지 않으면 소송에 들어 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 처음부터 상당히 불투명한 단체가 영리단체, 영리마케팅을 하는데 국민의 애국심을 빌미로 농락을 당한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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