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수업 중 일부 학생과 심한 말다툼 담임교사가 방관”

▲ 대전 D여고생 자살직전 엘리베이트 속 CCTV 영상 <피해학생 A양 미니홈피 캡처>
대전 D여고 1학년생 A양(17)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억울하다며 일부 학생들과 학교 담임교사를 고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들은 지난 2일 자살한 여학생이 죽기 직전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CCTV 영상과 함께 19일 한 포털사이트에 ‘대전 D여고 자살사건에 대해 아시나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사연을 쓴 장본인은 다름 아닌 목숨을 끊은 A양의 사촌 오빠인 김씨(24). 그는 “사촌동생이 지난 9월 이후 친구와 다투며 왕따가 됐지만 가족이나 다른 친구들에게 어려움을 털어놓지 못했다”며 자살 사건의 내막에 대해 운을 뗐다. 

김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2일 사촌동생이 담임교사를 찾아가 힘들다고 토로했지만 ‘친구들끼리 문제이니, 내가 개입할 일이 아니고 너희끼리 해결하는 게 맞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A양이 자살하던 날 9교시 수업 도중 같은 반 일부 학생들과 말다툼을 크게 벌였고, 이 과정을 지켜본 교사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고 나가 무책임한 태도로 자살을 수수방관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어 수업이 끝난 뒤 싸움은 커졌고 A양을 둘러싸고 일부 학생들이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죽어. 니 까짓게 죽을 수 있기나 하니”라고 윽박질렀다는 것이다. 

그런 뒤 A양은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 자신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올라 4층과 14층 버튼을 눌렀다가 14층에 내려 투신자살했다. 

A양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3일 오전 9시께 아파트 출입구 지붕이었다. 경찰은 아파트 14층에서 A양의 가방과 신발을 확인하고 가방 안에 자신의 처리를 비관하는 메모를 발견했다. 

김씨는 “사촌여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학교 학생들과 이를 방치한 교사가 처벌되길 원한다”며 A양의 미니홈피 주소를 공개했다.

A양 미니홈피에는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으로 올라가는 CCTV 영상이 내걸려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친구를 죽게 한 학생들은 물론 이를 방치한 학교 관계자들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D여고 관계자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A양과 언성을 높였던 학생들을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담임교사가 A양과 일부 학생들이 수업 도중 벌인 말다툼을 무책임하게 방관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교실에 남아 싸움을 말렸다며 유족들과 다른 주장을 하고 한 여고생의 자살을 둘러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종현 기자>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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