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하길 바랐지만 고난했던 2011년

▲ 인화학교 ‘도가니’ 파문

▲ 뉴시스

2005년 세상에 알려졌다가 여론의 무관심 속에 묻혀 있던 광주 인화 성폭력 사건은 공지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가니’가 개봉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도가니로 촉발된 사회적 논란은 결국 13세 미만의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성폭행 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일명 ‘도가니법’의 국회 통과로 귀결됐다.

광주시교육청은 인화학교 재학생들을 다른 학교로 전학조치하고 인화학교를 폐교시켰다. 광주시와 광산구청은 사회복지법인 우석법인 설립허가를 취소 통보했다. 광주경찰도 두 달여 동안의 특별수사를 벌여 인화학교 및 우석법인 관계자 14명을 형사입건했다.



 

 

 

 

▲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강원도 평창이 삼수 끝에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평창은 지난 7월 6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총회에서 총 95표 가운데 63표를 획득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평창은 또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1차 투표 사상 최다 득표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한국은 동ㆍ하계올림픽,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유치한 ‘그랜드 슬램’ 국가에 세계에서 6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 이국철 SLS 구명 로비 의혹 사건


▲ 사진=정대웅 기자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부 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 현 정권 실세와 검찰 고위층에 그룹 구명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해 정관계와 검찰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 회장의 폭로로 신 전 차관과 이상득 의원 전 보좌관 박배수씨가 구속됐고 박 전 차관도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도 신 전 차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로 구속됐다. 이 회장의 비망록에는 이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검찰 고위간부 11명의 명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던 시기에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이 회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 무상급식ㆍ반값등록금 ‘복지논쟁’


 ‘반값 등록금ㆍ무상급식’ 논란은 지난 1년간 여ㆍ야 간 날 선 대립을 불러왔다. 민주당이 지난 1월 무상교육안ㆍ무상급식ㆍ무상의료와 반값 등록금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반값등록금’ 집회가 이어지면서 여론을 환기시켰다.

무상급식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강행으로 국민적 관심이 모아졌다. 결국 오 시장은 투표율이 개표요건(33.3%)에 못미쳐 투표함도 열지 못하면서 시장직을 사퇴했다.



▲ 끝나지 않은 검ㆍ경 수사권 논란


6개월여를 끌어온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이 국무총리실 강제조정으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앞으로 경찰은 내사 권한은 보장받되 자체 종결한 내사사건도 사후에 검찰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경찰은 검사의 부당한 수사지휘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총리실 강제조정안에 대해 검찰은 요구안이 상당 부분 수용됐다는 반응인 반면 경찰은 사실상 내사 개념이 사라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 확정을 위해 총리실 주재로 수사권 조정 관련 대통령령 입법예고안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원안대로 입법 예고될 가능성이 커졌다.



▲ 세계적 관심 모은 한진중공업 사태

▲ 뉴시스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한진중공업 파행 사태는 2012년 12월 15일 사측의 정리해고 통보와 같은 달 20일 노조의 총파업으로 촉발됐다. 지난해 1월 6일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을 점거한 고공농성 돌입과 희망버스 행사는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조남호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하면서 해결의 물꼬를 틀었다. 사측의 ‘정리 해고자 95명에 대해 합의서를 체결한 날로부터 1년 내 재취업’이라는 제안을 노조가 받아들이면서 정리해고를 둘러싼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은 11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 특혜 시비 일었던 종편 출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가 지난 12월 1일 일제히 개국했다. 종편 방송사들은 콘텐츠 품질 제고와 다양한 볼거리, 질 높은 일자리 창출, 새로운 공론의 장 형성 등을 앞세웠다.

종편방송의 출범은 미디어계 판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됐으나 종편 평균 시청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당초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이 종편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특혜 시비가 일었다. 종편 방송사들은 운영 미숙으로 잦은 방송 사고, 선정적 뉴스 보도, 방송법 위반 협의 등으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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