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서 '여당의 텃밭' 부산에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른바 '세배정치'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20일 문 이시장 측근에 따르면 문 이사장은 설연휴인 23~24일, 부산 사상구 사상지하철역 인근에 마련된 선거사무실 문을 닫는다. 공식일정도 잡지 않도록 했다. 세배객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이같은 조치는 "3김(金) 정치처럼 하지 말자. 세배정치를 하지 말자"는 문 이사장의 뜻이라고 측근은 전했다.

설 연휴는 일반인에게는 귀향시즌이지만 정치인들에게는 세배정치의 시즌으로 불린다.

세배정치는 80년대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절 생겨났다는 게 정설이다. 권력기관의 감시 탓에 지도부와 접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야당인사들은 민족최대 명절인 설날이라는 정권의 예외적 묵인 하에 세배를 명분으로 당 총재의 집이나 사무실을 찾아 떡국을 함께 먹으며 정국현안 등을 논의했다.

김영삼 총재의 상도동과 김대중 총재의 동교동은 세배정치의 중심지였다. 김종필 총재의 청구동도 세배정치의 한축을 이뤘다.

하지만 세배정치는 세뱃돈이나 설선물 등을 빌미로 음성적인 정치자금 등이 오간다는 지적을 받아 구태 정치의 상징으로 치부되고 있다.

설연휴동안 세배객을 받지 않는 것은 3김(金) 식 세배정치와의 절연을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라고 문 이사장측은 설명했다.

문 이사장은 설날 당일과 다음날 휴일까지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친지 등과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부산에 고향을 둔 귀성객들의 요청이 잇따라 2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은 선거사무실에서 시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측근은 전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머물고 있는 봉하마을은 올초 이미 신년인사를 갔다 왔고, 18일 에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들과 다녀온 터라 방문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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