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의 권력 승계자 김정은도 ‘김일성 왕조 법칙’에 대를 이어 충실하다는 점을 지난 16일 각인시켜 주었다. ‘김일성 왕조 법칙’이란 북한이 외국과 합의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깨고 마는 법칙을 말한다. 북한 정권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미국과 합의한지 16일만에 그 합의를 어기고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지난 2월 29일 베이징에서 북-미 3차 회담을 통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핵실험 중단, 농축우라늄 가동 프로그램 중단 등에 합의하였다. 그 대가로 미국은 북한에 24만t의 영양 지원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북한은 16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북-미 2·29 합의를 잉크도 마르기 전에 깨버렸다.

북-미 2·29 베이징 합의는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후 처음 미국과 체결한 문서라는 데서 기대를 걸게 하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이 대결이 아닌 외교접촉으로 다시 들어갔다며 양국의 회담을 반겼다. 그러나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김정은에 걸던 기대를 산산히 조각냈다. 김정은도 그의 아버지 김정일, 할아버지 김일성과 똑같이 외국과의 합의문서를 휴지통에 던져버린다는 속성을 드러냈다.

김일성 왕조는 불변의 법칙 처럼 3대에 걸쳐 외국과 합의해놓고서는 준수하지 않고 파기해 버린다.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는 1948년부터 집권 63년 동안 한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합의했거나 약속한 문서들을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다.

김일성 왕조는 합의를 깨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미 1970년대 초반 북유럽 국가들에서 현지 주재 외교관들을 동원해 담배와 마약 밀거래를 자행하다 들통이 나 모조리 쫓겨난 일이 있다. 70년대에는 외국서 빌려 쓴 돈을 갚지 않아 채무불이행 국가로 찍혔다.

그밖에도 북한은 국가 기관 주도로 마약 재배 및 밀거래, 외제담배 불법거래, 미국 달러 위조, 국제보험 사기, 멸종위기동물 밀거래 등 범죄행각을 일삼았다. 북한은 국제적 범죄조직인 일본의 야쿠자, 러시아의 마피아, 중국의 갱단 등과 연계했고 북한 해군 함정을 마약 해상 운반 수단으로 동원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인터넷 해킹에 까지 손을 댄다.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 ‘마피아 국가’와 다를 바가 없다. 마피아(Mafia)는 이탈리아 남부의 섬 시실리에서 시작된 조직범죄로서 엄격한 비밀과 잔혹한 범행을 자행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엔 이탈리아인의 미국 이민 수가 늘어나면서 거기에 섞여들어가 미국에도 뿌리를 내렸다. 김일성 왕조도 마피아 처럼 엄격한 비밀속에 불법거래를 통해 통치자금을 마련한다. 남한을 상대로 잔혹한 도발을 자행하고 협박하여 금품을 뜯어낸다.

김정은은 마피아의 두목에 불과하다. 마피아 두목은 범죄행각으로 뜯어낸 금품을 자신을 떠받드는 부하들에게 뿌려 충성심을 산다.

김일성 왕조의 3대 세습자인 김정은은 29세 밖에 안 된다. 미국은 순진하게도 20대의 마피아 두목 김정은과 2·29 합의에 들어갔다. 그 합의가 지켜질리 없다. 16일만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이는 확인되었다. 김정은은 그의 선대들 처럼 장거리 미사일과 핵 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대남 군사도발과 적화책동도 중단할리 없다.

미국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북한에 접근할 때 ‘김일성 왕조 법칙’을 먼저 머리에 떠 올려야 한다. 속고 또 속지 않기 위해서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철부지 김정은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일성이 38세 젊은 나이에 겁 없이 6·25 기습남침을 자행했음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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