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교육 통째로 마비...이런 후보 나올 수 있는가”

▲ '막말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19대 총선 노원갑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선거사무소에서 성경책을 보고 있다.<서울=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막말 파문'으로 당 지도부로부터 후보 사퇴 권고를 받았던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9일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총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사퇴할 수 없었다”며 “사퇴보다는 완주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야권연대를 복원시키고 (이번 총선을) 정권심판의 선거로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오만하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살아서, 싸워서 야권연대를 복원시키고 젊은 지지자들을 하나로 결집해 투표장으로 이끌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사퇴냐 완주냐 그 사이에서 고민한 가장 큰 이유가 거취가 아니라 야권연대, 정권심판 같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었다”고 사퇴 불가 입장을 강변했다.

한명수 대표의 사퇴 권고에 대해선 “한명숙 대표가 당의 상황이 어렵다며 결단을 고민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는데 여러 오해들이 섞여있는 것 같아 그 사안들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고 했다.

그는 “저의 취지는 당의 결정을 거스르겠다는 것이 아니다. 당이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지 충분히 알고 있고 저도 지난 며칠 동안에 사퇴를 포함한 깊은 고민을 했다”며 “그런데 이번 선거의 핵심인 정권 심판이 사라졌다. 제 책임이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사퇴를 촉구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새누리당과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심판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로부터 심판 받겠다고 한 것”이라고 총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선 거듭 “지금 공직 선거 출마자이기 때문에 해명보다 과거 발언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며 “평생 짊어지고 갈 제 허물이고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이노근 “후보 사퇴는 알아서 판단”

반면 노원갑에서 김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는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김 후보의 사퇴는)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총선 전 사퇴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대후보에 대해 사퇴하라 마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김어준 씨가 노원지역에 지원을 왔는데도 젊은층이 많이 안 온 것을 보면 그 분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했다.

또 김 후보의 막말논란을 두고선 “선거 공보물에 라디오21에 출연했던 경력을 기재하지 않은 것은 검증과정을 회피한 것”이라며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후보 공천) 검증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이 호재가 될 것이라는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호재인지 악재인지 여부는 제가 판단할 이야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공직자는 일반인의 자격과는 완전히 다르다. 공직자에 대한 자질과 능력은 현재 민주주의 사회의 필수항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은 8일 대전시청 남문광장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교육을 통째로 마비시키지겠다는 작정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후보가 나올 수 있는가”라며 김용민 후보를 정면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야당의 한 후보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여성, 노인, 특정종교에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도대체 우리 자라나는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라야 할 지. 또,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청을 세웠다.

그런 뒤 “야당은 도대체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을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이런 식으로 막가는 국회, 정치,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세력이 국회로 들어온다면 우리 정치 어떻게 되겠는가”고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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