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현안-통진당 부정경선 본질 외면 알맹이 없은 힘겨루기

▲ 19대 국회 개원까지 미뤄가며 여야 지도부까지 가세한 종북 색깔론 공방 가열 민생은 어디로? <좌>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우>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사진=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북한인권법은 삐라지원법이고 탈북을 변절이라고 비하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임수경 의원에 대해 여당이 국회의원 자격심사를 거론해 색깔론 논쟁이 정치권에서 가열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오전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법조인인 황우여 대표가 초헌법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다. 누가 국회의원의 자격심사, 사상 검사를 하느냐.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청을 세웠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5일 이해찬·임수경 의원을 향해 "정도가 심하고 헌법가치 훼손이 심할 때에는 헌법을 수호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을 갖추었느냐에 대해 자격을 심사하는데까지 이를 수 밖에 없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황 대표의 이러한 발언 배경에는 임 의원의 탈북자 비하 발언 이후 새누리당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에 대해 이해찬 의원이 '외교적 결례'라며 '대북 삐라 살포 지원법'이라고 격하시키면서 촉발됐다. 

앞서 이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북한인권법이 남북관계만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오히려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가로막는데 악용될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 완화 보다는 갈등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황 대표는 "북한인권법이 대북삐라살포지원법이라며 미국과 일본 등에서 북한인권법을 논의한 제 전부 매카시즘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북한인권법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 문제라는 게 황 대표의 반박이다.
 

이룰 두고 박지원 원내내표는 "(여당이)말 한마디 잡아서 국정실패를 종북몰이로 만회하려고 한다. 지금이 박정희·전두환 시대냐"며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와서 종북몰이를 하고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국가관 운운한다. 굉장히 위험한 매카시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확실한 물증도 없이 개인의 정치적 견해차에 따른 발언을 두고 종북이라는 틀에 끼워 국회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한길 후보도 전날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를 ()공안정국 조성을 통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로 규정하고 "새누리당이 우리당의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에게 퍼붓는 색깔 공세는 현 정부의 무수한 실정을 감추는 한편 신공안정국을 조서하려는 불순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국회의원 제명을 거론하는데 있어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이해찬-임수경 의원의 발언 논란이 본질적으로 다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이 와중에 통진당 구당권파의 부정경선 파문이 때 아닌 종북 색깔론에 흐려진 측면도 있다. 더군다나 아직 개원도 못한 19대 국회가 여야간 색깔론 공방에 함몰되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통진당 내부 부정경선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제명 문제와 민생현안도 모두 놓친 여야가 대권 놀음에 자기 논리가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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