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3인방 ‘경선룰’ 최후통첩 친박 “흥흥흥”
박근혜 대통령 임기1년 “벌써 시작됐네~”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있어 2012년은 사실상 대통령 임기 1년차를 맞이하고 있다는 반응이 당안팎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2012년 12월에 대선을 치루지만 ‘박근혜 대세론’이 워낙 견고해 대통령 임기 1년차로 보일정도로 권력기관과 기업들이 ‘눈치’를 보고 사람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의 절대 다수, 사무총장에 입법부 수장까지 친박 인사들이 휩쓸면서 당내 대권 도전 경쟁자들의 기를 완전히 꺾고 있는 형편이다.

당장 김문수·이재오·정몽준 등 대권 도전을 선언한 비박 3인방은 ‘경선 준비위 구성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친박 인사들은 코웃음을 치고 있다. 3인방은 지난 6월 3일 “총선 승리의 달콤함에 취하고 허망한 대세론에 안주해 국민에게 전혀 감흥을 주지 못하는 체육관 경선을 치른다면 새누리당은 정권재창출에 실패할 것”이라며 “2007년 대선후보 경선의 선례를 이어 받아 <경선관리위원회>출범에 앞서 경선 룰, 시기, 방식, 후보 검증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경선준비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비박 후보군이 말하는 경선준비위는 한 마디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당내 기구를 말한다. 2007년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합으로 설치됐던 ‘국민승리위원회’의 전례대로 대선 주자들의 대리인을 협상 테이블에 앉혀 ‘룰 협상’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친박계 인사들은 ‘낮은 지지율이나 먼저 올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친박계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는 11일에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으로 정면으로 배치된 상황이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오는 11일에는 경선관리위원회를 꾸려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준비위를 꾸리지 않고 현행 경선룰에 따라 경선을 치르기로 한 데 시간문제를 들고 있다. 서 사무총장은 “시간적으로 무리”라고 했고 이혜훈 최고위원도 “시간이 사실 없다”고 거들고 나섰다.

결국 비박주자들의 요구가 무산되자 공동 대응방안으로 ‘경선 보이콧’이라는 카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친이계 한 인사는 “민주당은 흥미진진한 대표 경선을 통해 총선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정당으로서 역동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할 명분이 없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경선 불참으로 이어지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이 인사는 “2007년 이명박 후보가 룰 협상 막판에 ‘양보’한 것처럼 박 전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전격 수용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도 은근히 표출했다. 이재오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박 전 대표가 급하면 인심 쓰듯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