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통합당 신임 대표가 그동안 재야에 묻혀 잠잠하더니 다시 거친 막말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이제 환갑이 됐으니 신경질적인 막말 정도는 지긋이 참아낼 만한 연륜도 됐다. 또한 옛날처럼 깡마른 외모에서 벗어나 요즘엔 체중도 늘어 여유롭게 보이니 매사에 둥글둥글 넘어갈만한 여유를 가질 만도 하다. 
하지만 그는 왕년이나 다름없이 팍팍한 말을 다시 마구 내뱉었다. 국회의원, 장관, 총리를 지낸 어른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5일만 해도 이 대표는 생방송으로 진행된 YTN라디오 전화 인터뷰 중 진행자의 질문이 못 마땅하자, “인터뷰를 이렇게 계속하실 겁니까. 저 그만하겠습니다.”고 흥분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총리는커녕 동내 반장만 지냈어도 그런 신경질적인 반응은 참았을 것으로 본다.
이 대표의 품위 없는 말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리 시절인 2004년 10월 유럽 순방 중 독일 베를린에서 반주를 곁들인 기자간담회에서 조폭 같은 상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역사의 죄인이다.”고 하더니 “조선 동아는 내 손아귀 안에서 논다.”고 했다. 이어 그는 “조선·동아는 더 이상 까불지 말라… 내가 총리로 있는 한 국가를 반듯하게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소리 쳤다. “내 손아귀 안에서 논다” “까불지 말라” 등은 조폭들이 영역 다툼에서 상대편을 위압 할 때 토해내는 상말이다.
그는 총리로서 2005년 10월 8조6000억 원 규모의 사회안전망 종합복지대책을 발표하고 관계부처에 재원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그 재원이 재정 형편상 반영되지 않자,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1급들은 내가 준엄하게 잡을 것이다. 괘씸하기 짝이 없다.”고 버럭 화를 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국가 중요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장관을 해임시킬 수 밖에 없다.”고 까지 했다. 재정 형편상 자신의 지시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격한 개인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순간적인 격분을 억제할 수 없는 성마른 성격임을 드러냈다.
그는 2006년 총리 시절 3·1절 날 기업인들과 내기 골프를 쳤다. 기업인들 중 하나는 주가 조작 등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사람이고 참가비용도 기업인이 냈다. 골프 도우미들 마저 “총리가 왜 국경일인 3·1절에 골프를 치러 왔는지 모르겠다.”고 수군댈 정도였다. 결국 이 대표는 기업인들과의 부적절한 3·1절 골프로 여론의 사퇴 공세에 밀려 총리 직을 떠났다. 이 대표가 골프 치고 싶은 충동 하나 자제 할 줄 모르는 습성임을 엿보게 했다.
그 후 이 대표는 초야에 묻혀 조용했다. 그러나 올 4·11 총선에서 당선되더니 다시 험상궂은 말로 되돌아왔다. 박근혜 의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들에 대한 제명 필요성을 제기 하자, 이 대표는 “매카시즘 보다 더 ‘악질적인’ 독재적 발상”이라고 퍼부었다. 또 그는 10일엔 “저 패악무도한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을 이제 끝내자”며 “박근혜 새누리당의 ‘악질적’ 종북 매카시즘과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악질적인” “패악무도한” 등 섬뜩한 단어들을 연신 뿜어댔다. “까불지 말라” “내 손아귀안에서 논다.” “내가 준엄하게 잡을 것” 등 도 시정잡배들이 상대편에게 공갈협박 할 때 뱉어내는 상말 수준이다.
앞으로 이 대표의 막말이 어디로 튈지 걱정이다. 생방송 인터뷰를 하다가도 갑자기 전화를 끊어버릴 정도로 자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다. 제1 야당의 대표 역할을 제대로 해 낼지 주목된다. 총리 시절엔 총리의 품격을 떨어트렸는데 이젠 야당 대표로서 야당의 품격을 더 떨어트리지 않을는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노(老)정치인으로서 품위를 지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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