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후보,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와 배신에 치를 떨었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안 후보가 마침내 문 후보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의 선거유세를 돕기로 결심하고 구체적인 방법도 이미 정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 측은 지난 11월 30일 “지난 28일 오찬 자리에서 안 전 후보가 향후 구상을 다 한 것으로 보였다. 대선 이후까지도 이미 방침을 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 오찬 이틀 전인 26일께 캠프 관계자들과 만나 향후 대응방침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고 모아진 의견이 박 본부장을 통해 다시 안 전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또 안 전 후보와 문 후보 간의 관계도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문 후보에게 실망하긴 했지만 두 사람간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심하게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게 안 전 후보 측의 설명이다.

당초 안 전 후보가 단일화 협상 결렬 후 격분해 사퇴했다는 일각의 분석과 달리 안 전 후보는 사퇴하던 지난 11월 23일 오후 8시께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웃음을 띠며 자신이 작성한 사퇴선언문을 참모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오찬 자리에서도 ‘저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본다’고 말했다”며 안 전 후보의 사퇴가 감정에 치우친 결정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안 전 후보와 캠프가 처음부터 담판 이외의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안 전 후보 캠프는 애초부터 담판을 생각했다. 여론조사 후 오차범위 안에서 결과가 나오면 양측 지지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 예상했다”며 “단일화 방식 협상팀 역시 담판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다. 협상과정에서도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게 계속 후보간 담판으로 가자는 사인을 보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밖에 정치권 주변에서는 안 전 후보의 사퇴 배경에 대한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1월 22일 오후 자신의 멘토로 불리던 박경철 원장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박 원장은 최근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서 “정치를 계속할 거면 권력을 탐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사퇴하든, 다른 조건 달지 않고 여론조사 통해서 결과에 승복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또 안 전 후보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깊은 불신을 갖고 있으며 캠프 내에서는 ‘당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자리에서 “박선숙은 내가 안철수 캠프에 보냈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문 후보를 적극 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안 전 후보는 깊은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는 후문이다.

또 박 원내대표는 지난 9월 2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희호 여사가 91세 생일을 기념해 제주를 방문했을 때 부인인 이선자씨를 동행시켜서 곁에서 보필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기간 이선자씨는 이 여사에게 박 원내대표의 ‘복심’을 전했으며 이 여사는 문재인 후보 지원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달 8일 광주에서 열린 광주국제영화제 행사 때 문 후보 내외와 이희호 여사 그리고 안 전 후보 내외가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 여사는 ‘우리도 미국처럼 민주당 후보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사실상 문재인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영의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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