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창원인가’지난 달 7일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보호감호 중이던 이낙성(41)씨가 탈주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그의 행방이 묘연하다. 경찰은 그의 행방을 쫓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한 달째 감감무소식이자 ‘제2의 신창원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는 경찰은 허위신고들로 인해 더욱 애를 먹고 있다. 한 달 째 행방이 묘연한 청송감호소 탈주범은 경찰의 포위망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다. 이씨가 청송호보감호소를 탈출한 것은 지난달 6일. 강도 혐의로 보호감호 중이던 이낙성(41)씨는 치질 수술을 받기 위해 지난 달 6일 경북 안동의 S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당시 병원에는 청송감호소 교도관 3명이 이씨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씨는 자정이 넘어갈 무렵 교도관 3명이 잠깐 잠이 든 틈을 이용해 탈주했다.

그는 휴대전화와 지갑이 든 교도관의 잠바를 훔쳐 입고 달아났다.교도관들이 잠에서 깬 시간은 새벽 1시이다. 잠에서 깬 후 이씨가 탈주한 것을 알아차린 교도관들은 곧바로 감호소에 보고하는 한편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안동 S병원을 탈주한 후 서울로 상경해 감호소에서 알게 된 엄모(39)씨를 만나 도주자금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현상금 1,000만원을 걸고 전국에 30개 전담반을 구성하는 한편 연고자와 교도소 동기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자 ‘제2의 신창원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피생활이 장기화될 경우 이씨는 도피 자금 마련 등을 위해 추가 범행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더욱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씨가 안동 S병원에서 달아난 후 지난 한 달 동안 그를 봤다는 신고는 수 백건이 넘게 들어왔지만 모두 신빙성 없는 신고인 것으로 밝혀져 경찰은 그의 행방을 쫓는데 더욱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지난 달 15일에는 이씨를 봤다는 오인신고로 경찰이 급히 출동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날 낮 12시 30분 쯤 “서울 지하철 방배역에서 이낙성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지하철을 탔다”는 112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이 급히 출동했다.신고자 양모씨는 “왼쪽볼에 작은 혹이 있는 남자였다”고 말했으나 이씨의 볼에는 혹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오인신고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달 9일에는 “강화도에 이낙성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있었으나 이것 역시 허위신고로 밝혀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강화대교 등 육지와 연결된 도로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기동대 400여명을 동원해 인근 야산을 집중 수색했다. 육지와 연결된 다리에서 경찰의 검문검색이 강화되자 관광객들은 2시간 이상 길게 줄을 서는 등 전쟁을 치러야 했다. 또 이씨가 강화도에 잠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마니산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기도 했다.한편 이씨는 지난 1988년 강도 상해혐의로 징역12년을 선고 받고 복역한 바 있다. 출소 후 2001년 다시 강도 행위를 하다 붙잡힌 이씨는 징역 3년에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3년 형을 마치고 지난 1월 청송감호소에서 보호감호를 받아왔다.

이낙성 수사두고 ‘웬 검-경 마찰?’청송감호소 탈주범 이낙성씨 탈주사건 수사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이 법무부 산하 대구지방교정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수사권 조정문제를 놓고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법무부 산하 기관과 경찰의 또 다른 갈등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경북 안동경찰서는 이씨 탈주사건과 관련해 법무부 대구지방교정청이 보관하고 있던 도주과정 감찰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도주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사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던 교도관의 진술과 대구교정청 감찰자료가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지만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절차를 밟게 됐다”며 “교도관 3명에 대해 세 차례의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이에 불응했고 감찰자료 요청에도 답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검찰은 대구교정청 압수수색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한 차례 더 협조요청을 한 뒤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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