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9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는 3불(不)(불공정 거래·불합리 제도·불균형 시장)을 해소하고 기업자금 조달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크기 위해선 정부의 3불 해소 외에도 중소기업인 자신들의 뼈를 깎는 노력도 요구된다. 차제에 독일 중소기업인의 슬기로운 경영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2차대선 후 흔들림 없이 경제적으로 발전해 온 독일을 가리켜 “마법의 나라”라고 한다. 독일의 “마법”에는 중소 기업인들의 과욕절제와 장인정신이 깔려있다. 500명 이하의 중소기업들은 전체 해외 수출의 60%를 차지하며 독일 고용의 60%를 감당한다. 그들은 다이믈러 벤츠, 지멘스, BMW 등 대기업 못지않게 독일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외곽에 위치한 ‘크리스티안 볼린 아르마투렌파브리크’ 회사를 예로 들 기로 한다. 미국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2012년 8월15일자 보도에 의하면, 이 회사는 발전소의 뜨거운 열과 압력 속에서 가스와 액체를 조절하는 차단기를 생산한다. 1924년 설립되었고 3대 째 내려오며 근로자 30명의 미니(Miniature:소형) 기업이다. 그러나 이 회사 제품 가격은 꽤 비싼데도 뛰어난 성능으로 30%가 해외로 수출되고 항시 주문량이 밀린다.
55세의 다그마르 볼린-프라데 사장은 설립자의 손녀이다. 어느 날 볼린-프라데 사장은 가장 큰 고객으로부터의 엄청난 량의 주문을 추가로 요구 받았으나 놀랍게도 거절하였다.
그녀의 거절 이유는 놀랄만 했다. 한 고객에게 자기 회사 매출 10% 이상의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경영방침 때문이었다. 10% 이상의 많은 양을 가져가던 고객이 갑자기 거래를 끊게 되면 회사가 입는 타격이 너무 크다는데서였다. 그러나 10% 이하의 거래는 끊겨도 크게 회사경영에 지장이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볼린-프라데 사장은 고객이 섭섭해 거래를 끊더라도 한 고객으로부터 10% 이상 주문은 받지 않는 원칙을 세웠고 실천하고 있다.


볼린-프라데 사장의 주문 거절을 접하면서 이 회사가 90년 유지되는 뿌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과욕부리지 않고 안전하게 기업을 보수적으로 경영한다는 것 그것이다. 그의 기업경영 철학 또한 건실하다. “이윤 추구 보다는 영속성 유지”에 있다고 한다. 그녀는 화려하고 사치한 생활을 거부하며 검약이 몸에 배있다. “두 벌의 바지만 있으면 족하다. 하나는 입고 다니고 다른 하나는 벽장에 넣어두면 충분하다. 세 번 째 바지는 필요 없다”는 옛말을 되새겨가면서 근검절약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기업인들은 회사가 잘 돌아가면 서둘러 빚을 내 회사를 크게 확장한다. 그러다가 불황이 예고 없이 닥치면 빚에 눌려 부도나고 만다.


뿐만 아니라 일부 기업인들은 남의 돈 끌어다가 사업하면서도 골프부터 배운다. 남자는 고급 승용차를 사들이고 여자는 고급 핸드백을 먼저 챙긴다. 그런 의식구조에서는 독일 같이 든든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볼린-프라데 사장과 같이 “이윤 추구 보다는 영속성 유지”를 경영철학으로 삼는 기업정신이 요구된다. “두 벌의 바지만 있으면 족하다.”는 검약정신도 몸에 배야 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책 ‘거대한 추세(Megatrend)’의 저자 존 나이스비트 교수는 ’국가의 미래는 각 기업의 미래를 모아놓은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도 각 기업의 미래에 달렸다. 우리도 경제적 “마법의 나라”로 칭송되기 위해서는 90년 가업을 이어온 독일 볼린-프라데 사장의 과욕절제, 근검절약, 장인정신, 등을 몸에 익혀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 하나만의 “3불 해소’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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