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로 즉석만남 가지다 불륜까지

[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인터넷 채팅이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을 때는 많은 긍정적인 작용과 함께 부정적인 작용도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불륜’이었다. 집 안에서 컴퓨터만 켜면 낯선 이성을 만나 대화를 하고 마음의 위안을 받을 뿐 아니라 실제 현실의 만남을 통해 육체적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당시만 해도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유부녀들의 일탈은 큰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특히 여성들의 특성상 남자들과 같은 ‘단순한 바람’에 머무르지 않고 아예 가정이 파괴되는 심각한 양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런데 2013년 현재 이러한 과거의 ‘채팅불륜’이 이제는 스마트폰의 ‘어플불륜’으로 부활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손안의 컴퓨터’라고도 할 수 있는 어플을 통해서 낯선 남성과 접촉하는 것은 물론, 이것이 실제 만남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플에 빠진 유부녀들의 풍속도를 집중 취재했다.

남편과의 사이가 몹시 좋지 않은 40대 직장 여성인 최모씨. 그녀는 남편과 잠자리를 안 한지도 1년이 넘어섰다. 서로 다투면 말이 없어지고, 그러다 보면 육체적 관계도 자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평소에 섹스를 그리 싫어하는 스타일도 아닌 그녀가 그렇게 1년 간이나 잠자리를 하지 못했으니 슬며시 ‘딴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 그러던 그녀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것은 바로 ‘스마트폰 어플’이었다. 우연히 친구들에게 들은 채팅 어플은 그녀에게 무한히 많은 남성들을 만날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그 후 그녀는 어플에 접속,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히고, 외로울 때마다 남성들과 채팅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한 남성과는 급기야 잠자리를 갖기까지 했다. 그녀는 ‘만약에 나에게 이 어플이 없었다면, 지금도 우울하고 회색빛과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어플은 삶의 새로운 활력소(?)

“사실 이제 40대 정도가 되면 새로운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20대처럼 미팅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40대라면 이제 회사 내에게서 관리자급에 속하기 때문에 일 때문에 외부인들을 활발하게 접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존의 인간관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또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남성에 대한 갈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욕망을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 스마트폰 어플은 완전히 ‘별천지’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 가면 무수한 남성들이 있고, 그들 중에서 잘만 선택하면 그리 위험하지 않은 섹스 상대를 고를 가능성도 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어플이 아닌가 싶다.”

물론 현재까지 유부녀들이 어느 정도 이러한 어플을 이용하는지에 대한 통계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꽤 많은 유부녀들이 이러한 어플을 통해 새로운 사랑과 낭만을 꿈꾼다고 한다.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 친구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이러한 어플을 다운 받았다. 잘 쓰는지 안 쓰는지 까지는 모르지만, 일단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다운을 받는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유부녀들이 그만큼 일탈의 욕구도 강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때로는 유부녀들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젊은 남성들을 만나기 위해서 이러한 어플을 활용하기도 한다. 직장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비자금’ 정도는 가지고 있어 젊은 남성을 위해 쓸 수 있는 돈도 있는 만큼, 젊은 시절의 ‘화려한 비상’을 꿈꾸며 청춘을 돈으로 사려고 하는 것이다. 취재진은 실제 자신보다 10살이 어린 남성과 어플을 통해 만나봤다는 한 여성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비록 성매매에 가까운 것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준다는 면에서는 그리 죄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잘못된 사회적 풍조 만드는 어플은 필요 없어’

“사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고 만족시켜주는 것이 아닌가. 어플을 통한 만남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이 보자면 ‘원조교제’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플을 통한 만남이 주는 즐거움은 생각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어플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젊은 남성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겠는가. 어쨌든 이러한 만남은 그리 유쾌할 것 없는 나의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고 이로써 다시 즐거운 일상을 되찾았다.”

하지만 그 명분과 논리야 어떻게 됐든,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어플을 통해서 유부녀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새로운 남성을 만나고 그들과의 잠자리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에 대해 분노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건전하지 못한 사회적인 풍조를 유발할 수 있는 이러한 어플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이야기다. 한 직장인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물론 불륜이라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을 자꾸만 부추기는 사회적인 풍조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이러한 어플들의 등장이다. 스마트폰을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더 많은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회적인 대책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어플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복잡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혹은 난잡한 성관계를 맺는 여성들도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부녀들의 경우 그나마 가정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이른바 ‘돌싱’이나 ‘노처녀’의 경우에는 그간의 사회적 관계를 뛰어넘는 월등한 어플의 관계 맺기로 인해 적지 않은 남성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활짝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통해서 그간의 외로움을 떨치는 것은 물론 성적인 관계도 맺어나가면서 그간에는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어플에 빠지는 것도 일종의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한번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이 이러한 어플을 통한 낯선 만남이라는 것.

하지만 이러한 어플을 통한 만남에는 부작용도 있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위험성은 그녀들이 만나는 남성들이 단연 ‘낯선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과거가 어떤지 알 수 없고, 실제 속마음이 무엇인지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른바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성폭행이나 금전적 사기, 성관계 후의 협박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어플을 통한 만남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말이다. 한 여성은 “인상도 무척 좋고 매너도 좋은 사람과 만남을 가졌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사기 전과가 있는 사람이었다”며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는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후에 어플을 통한 만남에 회의적이게 됐다. 나는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지만, 분명 이러한 만남에는 조심을 해야하고 가능하면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검증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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