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은 기우, 소통하겠다” 한 목소리

[일요서울 | 안은혜 기자] 지난 5월 19일 여야 사령탑이 국회 의원동산 내 한옥건물인 사랑재에서 전격 회동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최경환 의원과 민주당 원내대표 전병헌 의원은 첫 공식 회동을 가졌다. 여야는 각각 ‘상생국회’와 ‘국민생활 우선’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계는 여야 원내대표를 두고 ‘강(强) 대 강(强)’국회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5월 22일 여야 원내대표가 첫 원내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정국 현안에 대한 대책 마련에 주력하는 등 본격 행보가 시작됐다. 이에 [일요서울]에서는 5월 23일과 24일 양 이틀간 여야 원내대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여야 원내 사령탑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지난 19일 새누리당 최경환(오른쪽)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첫 회동을 갖고 있다. <뉴시스>

최경환  “윤창중 청문회? 국격 떨어뜨리는 일”
전병헌  “강온이 공존하는 정치하겠다”


‘강한 여당’을 강조하며 선출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여야 간의 의견 조율에서 유연함보다 강한 스탠스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대탕평의 원칙’으로 원내지도부를 구성해 ‘을(乙 )을 위한 민주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원내 대표 당선 후 1주일이 지났다.
-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거의 매일 있는 언론 인터뷰는 물론 대외적 활동도 많이 늘어났다. 당정협의로 정부쪽 사람들을 만나는 일정도 많아졌다. 1주일 지나니 이제 조금 익숙해져가고 있다. 원내부대표단도 마무리했고, 정책위원장단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국민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국민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

▲ 당정청의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계획은?
-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생각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정부실패가 되고, 국민행복은 더욱 멀어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국민생활과 밀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누리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라는 당정청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만 국민행복에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볼 때 당정청 공동체 의식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 박근혜 정부의 인사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낮다. 대안책은?
- 박근혜 정부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물론 국민신뢰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청와대 한 인사의 일로 인해 국민들의 얼굴이 뜨거워진 일이 일부 있었지만, 인사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 나아가 국민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회와 새누리당이 되도록 하겠다.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에 대해 야당에서 참모진 전원사퇴와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 윤창중 전 대변인이 미국에서 행한 행위는 당연히 법대로 처분을 받아야 하며, 지금 미국 워싱턴 경찰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으니 일단은 조사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겠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 국격과도 관계가 있는지라 청문회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정치권 3대 과제(일자리 만들기, 경제/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정한 사회 만들기, 정치쇄신)를 제시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 일자리 만들기는 박근혜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적극적 실천으로 가능하다. 창조경제는 어느 한 부처의 소관 문제가 아니다. 전 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조율해야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 새누리당도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와 협력하여 창조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도록 하겠다. 공정한 사회 역시 중요한데, 이는 갑과 을의 상생에서 이룰 수 있다. 힘이 센 집단이 약한 집단을 힘으로 눌러 약자를 탈취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부분이 공정한 사회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정치쇄신에 대해서는 일단, 싸우지 않고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여야 간 화합과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치를 쇄신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부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정치쇄신특위를 통해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만들도록 하겠다.

▲ 원내 사령탑으로서 장단기 계획을 밝혀달라.
- 일단 단기적으로는 6월 국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6월 임시국회에서는 환노위의 근로기준법과 정무위의 경제민주화 법안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현안이 많다.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잘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장기적으로는 당 내부, 대통령, 그리고 야당과 소통하는 3 通의 리더십으로 강한 집권여당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창조경제의 적극적 실천을 통해 민생경제를 살리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당의 모든 역량을 발휘하고, 당정청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

다음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원내대표 당선 후 1주일이 지났다. 소감은…
- 언론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와 나를 ‘강(强) 대 강(强)’ 원내대표라며 걱정을 많이 한다. 그런 우려가 기우였음을 국민들은 6월 국회에서 체감할 것이다. 6월 국회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아픔과 눈물을 씻어주는 을(乙)을 위한 국회, 을(乙)을 위한 민주당의 참된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을(乙)의 눈물로 상징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우선적으로 처리되도록 꼼꼼하게 챙길 것이다. 다만 관건은 새누리당의 태도이다. 과거처럼 다수의 힘을 믿고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막아내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단호하고 치열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

▲ 국정 운영에 있어서 여야의 갈등이 불가피한데…
- 여야가 국정운영의 파트너로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민생정치다. 이에 부합하면 과감히 협상하고 양보할 것이다. 언제나 국민과 국가의 이익이라는 기준과 원칙을 갖고 임할 것이다. 난 천성적으로 의회주의자이다. 불의에는 타협하지 않지만, 국민생활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대화와 타협, 양보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강온(强溫)이 공존하는 정치’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경환 원내대표도 함께 해주리라 믿는다.

▲ 박근혜 정부는 물론 여야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 대안책은?
- 지난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은 그 자체가 계파주의를 극복하는 결의의 과정이었다. 민주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존재감 있는 분명한 야당으로서 거듭나야한다는 공감대가 컸다. 이번 원내지도부 구성에 있어서 능력과 의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적재적소의 원칙’, ‘대탕평의 원칙’을 바탕으로 원내지도부를 구성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앞으로 원내운영에 있어서도 의원 한 명 한 명의 역량과 개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127명의 의원들이 하나가 되어 민생정치를 할 수 있도록 원내운영전략과 입법정책을 마련할 것이다. 또한 의원들 간의 소통과 교감이 필요하다. 총선·대선에서 연패하면서 의원들의 아픔이 컸다.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 힐링정치를 앞세우기 전에 우선적으로 의원들의 상처를 씻어주는 힐링의 시간이 필요하다. 60년 정통야당의 역사적 동질감과 민주당 의원들 간의 인간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서로 교감하고 치유하는 힐링 워크샵이야말로 존재감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 6월 임시국회는 어떻게 전망하나?
-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각오와 함께 오직 시대적 과제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6월 국회에서는 새누리당의 속도조절론 등 소극적인 법안처리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여 국민적 현안인 강자의 횡포, 약자의 눈물을 막아내는 국회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을(乙)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발족, 민생현장방문 등 새로운 입법과제를 발굴하고 여론을 환기시킴으로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정당으로서 면모를 유지할 것이다.

▲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에 대해 ‘윤창중 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다고 들었다.
- 윤창중 성추행 사건은 국익과 국격을 훼손한 국제적 망신거리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까지 반대한 부적격 인사를 임명함으로써 화를 자초했다는 점이다. 나홀로 불통인사가 빚은 인사 참사인 셈이다. 현재 인사시스템의 고질적 병폐를 미봉책으로 덮은 채 과감히 개선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윤창중 사건은 재발할거다. 윤창중 청문회를 할지 말지는 국격과 국익이 더 이상 실추되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해야지, 정치적·정략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윤창중 사건의 진실 규명과 청와대와 권력기관의 은폐 시도 여부, 위기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에 대한 총체적 판단이 있은 후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결과가 진실 규명으로 국민적 공감대로 모아진다면 국회차원의 국회운영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청문회나 국정조사로 나아가는 단계별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그 이후 윤창중 전 대변인, 청와대 관련자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 법적, 정치적 책임과 함께 인사시스템, 위기관리시스템의 전반적 대수술이 필요할 것이다.

▲ 안철수 의원의 인재 영입에 따른 10월 재보선 도전 및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 언론보도를 통한 안철수 의원의 생각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다. 인재 영입, 신당 창당 어떤 것이 정확한 사실인지 모호하다. 안의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분들이 과거에는 민주당을 지지했던 분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 세력이 보다 큰 마당에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안 의원과의 관계 또한 그런 관점에서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 어떤 야당 되고 싶나?
- ‘단호하게 견제, 치열하게 협상, 전략적으로 타협’하는 자세로 제1야당의 존재감을 국민들께 보여주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견제와 양보, 협상하는 과정에서 항상 분명하고도 일관된 원칙을 갖고, 그 원칙과 내용을 국민과 공유함으로써 명분과 지지를 강화하는 대안야당, 존재감 있는 제1야당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iamgrac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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