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밀집지역의 20대 후반~30대 중반의 기혼 여성들을 중심으로 ‘주부윤락’이 이뤄지고 있다.최근의 주부윤락은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과거 주부윤락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거의 주부윤락이 알선책을 동원해 주부를 모집한 후 특정 장소에서 윤락을 해오던 전문 윤락단의 영업 행위와는 달리 개인적으로 윤락에 참여하는 것이다.

다른 주부들 통해 윤락 제안받아
주부윤락에 대한 제안 및 정보교류는 대부분 반상회를 비롯한 동네모임이나 주부문화센터,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 등 지역 주부 모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현재 윤락행위를 하고 있거나 예전에 윤락을 경험한 적이 있는 주부들이 서로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해주거나 돈벌이를 위해 고민하고 있는 주부들에게 윤락을 해보라고 제안하는 것.주부들이 전수한다는 노하우는 대부분 채팅시 남성에 대한 접근법이나 대화내용, 자주 사용하는 은어 등에 대한 것이다.윤락 제의를 받아보았다는 주부 김미영(34·가명)씨는 “수영장에 같이 다니던 사람들 사이에서 ‘윤락’ 얘기가 공공연히 오갔다. 처음에는 양심의 가책과 수치심으로 망설이지만 단기간 내 큰 수입도 올리고 외도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언급하며 “사실 처음 마음먹기가 어렵지, 일단 한 번 윤락을 경험했다면 그 다음부터는 쉽지 않겠느냐” 고 밝혔다.이렇듯 다른 주부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 윤락에 참여하는 주부들은 대부분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남성들에게 접근한다.

접근이 용이하고 경찰의 단속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채팅 과정에서는 암묵적인 규칙들이 있다. 윤락행위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윤락’ 이나 ‘잠자리’ 등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단어사용을 피하고 은어를 사용하는 것이다.가장 많이 사용하는 은어 중 하나는 ‘동창’과 ‘동창회’. 동창은 채팅으로 알게 된 상대남성을 의미하고 동창회는 온라인 채팅으로 알게 된 남녀가 실제 만남을 통해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대화방을 개설할 때에는 영화 등 특정 주제에 대한 대화상대를 구한다고 하거나, 비슷한 연배끼리의 친목도모 등을 가장하기도 한다.김씨는 “윤락을 제안했던 주부로부터 이른바 ‘채팅비법’ 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경험이 있다. 몇년 전에 유행했었던 ‘초등학교 친구찾기’ 사이트를 본따 ‘XX초등학교 졸업생 모이자’ 는 제목으로 남성을 유인하는 경우도 있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우고 싶다’고 접근하는 경우도 있었다” 며 “채팅에 참여한 남성들도 ‘채팅목적’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채팅 주제를 보고 알아서 찾아오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라 대화부터 실제 만남까지는 쉽게 이뤄지는 편” 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주부들이 채팅 사이트를 적극 활용하는 반면 포털사이트 게시판은 타인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고, 이메일은 증거가 남을 수 있으므로 주부들 사이에서는 기피대상으로 꼽힌다.또, 윤락에 참여한 주부들은 평소 생활에서도 남편의 의심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 남성들의 핸드폰 번호는 여성이름으로 저장한다. 그리고 일단 한 번 만난 남성의 경우는 채팅을 하지 않고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다.김씨는 “일단 전화가 와도 ‘진숙이’, ‘영은이’ 등 여자 이름이 뜨기 때문에 남편들이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또, 문자 메시지 내용도 이번주 수요일 오전에 ‘동창회’ 모임이 있으니까 만나자는 등 은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눈치채기 어렵다” 고 전했다.

안방에서 윤락행위
일단 채팅을 통해 남성과의 만남이 성사되면 약속 장소와 시간, 거래 금액 등 구체적인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놀랍게도 대부분의 윤락 장소는 여성측 자택. 남성들을 자기네 집으로 불러들여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부들이 자택을 선호하는 이유는 남성들이 지불해야 할 숙박비용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고, 오히려 러브호텔보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눈에 띄는 경우라도 ‘남편’ 이나 ‘시동생’ 등으로 둘러대면 대부분 그냥 넘어간다고 한다.자택 다음으로 많이 이용하는 공간은 데이트방이다. 모 아파트 부녀회장 A씨는 “상가에 입주해 있는 데이트방은 단독 건물인 러브호텔에 비해 둘러댈 핑계거리가 많아 윤락장소로 많이 이용하는 편” 이라고 말했다. 윤락이 이뤄지는 시간은 주로 오전 10시에서 정오. 인적이 드물고 이웃 주민들의 시선을 피하기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A씨는 “윤락은 주로 복도식 아파트 보다는 계단식 아파트에서 더 많이 이뤄지는 편이다. 주민들의 눈을 피하기 좋기 때문” 이라고 밝히며 “오전 시간대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기 시간을 낼 수 있는 중소기업체 사장이나 자영업자들, 혹은 벤처 사업가들이 많다. 샐러리맨들의 경우는 시간대가 맞지 않아 거래가 잘 이뤄지지는 않는 편이다. 그러나 간혹 밤늦은 시간을 이용하거나 주말에 남편이 집을 비운 시간대를 이용하는 경우는 있다” 고 귀띔했다.보통 윤락이 이뤄질 경우 ‘화대’ 는 10만원선. 일반 윤락녀들에 비해 남자를 덜 상대했고, 말동무, 데이트상대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락녀들보다 비싼 편이다. 성관계를 위한 만남이 대부분이지만 주부들은 가끔은 교외 드라이브나 골프 라운딩, 영화관람 등 데이트 상대가 돼주기도 한다.A씨는 “한달에 200만원 가까이 돈 번 여자들도 있다. 얼마 전까지 국산차를 타고 다니다가 요즘 외제차로 바꾼 사람도 있다” 며 “자동차는 물론 집안의 가구까지 전부 바꿨다는 소문도 들린다”고 전했다.

수입도 올리도 외도도 즐기고
이처럼 주부들이 윤락에 참여하는 이유는 ‘짭잘한 수입’ 때문. 출산이후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힘든 일을 꺼리는 주부들이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기 때문이다.또, 돈벌이와 상관없이 ‘외도’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윤락에 뛰어드는 주부들도 있다. A씨는 “우리 아파트의 경우에도 윤락에 뛰어든 주부가 몇 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윤락에 뛰어든 주부들을 보면 주말부부나 기러기 아빠 등 남편이 평일에 집을 비우는 일이 잦은 경우도 있지만 결혼생활의 염증이나 남편의 무관심 등 부부관계가 원만치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부부간 불화로 가정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성적 쾌락을 위해 윤락에 뛰어든 주부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부 윤락이 다시 성행하고 있음에도 이를 단속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부들이 채팅 사이트를 통해서만 윤락 제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물적 증거를 발견하기 어려울 뿐더러 윤락행위도 집에서 은밀히 행해지고 있어 경찰의 눈을 피하기도 쉽다.경찰 관계자는 “주로 주택가 주변의 경찰서나 지구대는 강도, 살인 등 시민들 안전대책을 위한 업무를 해나가기 때문에 주부 윤락을 단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를 추적하기 위해 경찰력을 집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추적한다고 해도 함부로 가택에 침입하거나 경찰서에 연행할 수 없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관계자도 “채팅으로 인한 주부 탈선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인터넷 불륜의 확산을 막을 근거가 마땅치 않다”며 “노골적으로 섹스, 성관계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한 생사람을 잡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결국, 현재로서는 금품을 미끼로 한 일부 남성들의 성행위 유혹 단절과 주부들의 각성을 제외하고는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는 셈이다. 따라서 ‘돈맛’을 본 일부 주부들의 윤락 행위도 점점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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