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아시아나항공 측이 OZ204편(기종 B777-200ER) 착륙 사고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조종사의 경험 미숙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8일 "사고 당시 여객기를 운항했던 조종사들은 모두 1만 시간 전후의 비행기록을 갖고 있는 노련한 분들"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전날 사고 여객기 착륙시 조종은 B777기 운항 경험이 9차례(43시간)에 불과한 이강국 조종사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기장은 해당 항공기 3000시간의 비행 경험이 있는 이정민 조종사가 맡았다.
 
이강국 조종사는 1994년 3월에 입사해 1~2년 뒤부터 B747 등 대형 비행기 부조종사를 맡았다. 이후 2005년 기장으로 승격했다. 그가 B777기로 샌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도 이번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의 운항 미숙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가 특정 여객기의 비행 시간이 짧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베테랑인 이정민 조종사가 뒤에서 부기장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NTSB가 아시아나 측에 과실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도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의 과실 등으로 밝혀질 경우 해당 조종사는 그 정도에 따라 징계를 받게 된다. 징계 수위는 최대 파면이 될 수도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 측은 한 달전 사고 여객기가 엔진 이상으로 점검을 받은 것에 대해 "지난달 28일 12시간 동안 진행된 계획 정비에서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인터뷰하는 허스만 NTSB 위원장<사진=뉴시스>
한편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214편(OZ 214)이 너무 느리게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접근하자 관제탑이 조종사들에게 여객기 시동이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에 조종사들이 충돌 직전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다시 상승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데보라 허스만 NTSB 위원장은 이날 아시아나기 추락 사고 조사 관련 브리핑에서 아시아나기가 접근 속도 목표치 137노트보다 현저히 느리게 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으나 조종사들이 느리게 운행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았다.
 
허스만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몇 노트 정도 느린 것을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여객기의 ‘스틱쉐이커(stick shaker)’가 작동했다”고 밝혔다. 
 
스틱세이커는 여객기의 시동이 꺼질 수 있는 속도라는 위험을 경고하는 안전 장치로 이 장치가 작동할 때 정상적 대처 방법은 속도를 높여 비행기를 다시 제어하는 것이다.
 
허스만 위원장은 사고 직전 발생한 상황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담긴 조종실 녹음기와 비행기록장치의 내용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고 여객기가 충돌 직전 기장이 속도를 높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충돌 1.5초 전 조종사들이 착륙을 포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NTSB가 밝힌 추가 사항들이 조종사들이 충돌 직전 필사적으로 다시 비행기 고도를 높이려고 했던 이유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됐으며 사고 생존자들과 다른 목격자들이 사고 비행기의 속도가 느렸다는 진술들도 확인됐다.
 
보통 조종사는 접근 속도 목표치 137노트 혹은 5노트 이상 빠른 속도로 접근하려 한다고 사고 여객기 기종인 보잉 777기의 아메리카 에어라인 기장인 밥 코프만이 설명했다. 그는 NTSB의 브리핑 내용으로 비행기 속도가 느린 이유가 가장 중요한 의문점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허스만 위원장은 또한 사고 여객기의 엔진이 가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프만은 보잉 777 같은 대형여객기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보통 자동조정장치와 엔진에 전력을 공급하는 스로틀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여객기 기장과 통제탑 교신 내용에선 엔진 고장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사고 조사 대책반은 여러 사고 원인 중 조종사의 착륙을 도와주는 공항 자동착륙 유도장치가 꺼져 있는 것이 이번 사고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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