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터넷은 치열한 사이버 전쟁중.’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의 의견 개진이 폭주하면서 일부 사이트들은 일시적으로 접속이 되지 않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 일각에선 사이버 여론전을 펼치기 위해 각 당이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비판에서 풍자까지 사이버 공간의 탄핵열풍을 짚어봤다.

‘탄핵정국’ 패러디사이트 최고인기 누려
탄핵정국인 요즘 인터넷 패러디 사이트들이 네티즌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만화나 영화포스터와 사진 등을 정치인에 빗댄 패러디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사이버 공간으로 급속히 유포되고 있는 것. 이같은 패러디는 크게 반노무현진영과 반한나라당으로 나누어져 서로 상대의 약점을 붙잡고 공격하는 양상이다. 특히 4월 총선이 맞물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노 진영의 패러디는 한나라당이 문을 연 ‘좋은나라닷컴(www.okjoa.com)’과 노무현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짱노’(www.zzangno.com)가 주도하고 있다.실제 좋은나라닷컴에는 ‘무법자 노란돼지’라는 패러디 시리즈가 3탄까지 게재돼 있다. 노 대통령을 노란돼지에 비유, 꼬레아 타운이라는 작은 마을의 보안관이 되면서 권력과 힘을 휘둘러 원성을 산다는 내용으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꼬고 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에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가공해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노무현 대통령을 두 주인공으로 ‘노빠들 선동하며’라는 패러디를 내놓았다. 여기에 최근 국회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비판한 강금실 장관을 영화 ‘양들의 침묵’포스터에 빗대어 비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사정치놀이터 라이브이즈닷컴 (http://liveis. com/)은 탄핵을 반대하는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사이트의 주간 패러디신문 ‘봤데이’라는 코너에는 게재된 내용들은 탄핵을 가결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직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마구너쓰’라는 네티즌은 조순형 대표가 최근 방송사를 방문해 언론의 공정성 문제를 거론한 것을 17일 있었던 한국과 이란의 올림픽 축구대표팀 중계방송을 빗대 비판했다.

조 대표를 뉴스앵커로 등장시킨 뒤 이 네티즌은 “방송사 불공정보도 파문 일파만파. 전국은 대혼란”이란 제목으로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한국이 1:0으로 이겼으나, 유일한 득점인 이천수선수의 득점장면을 뉴스에서 볼 수 없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며 “어제 이란에서 벌어진 한국 대 이란의 경기 후, 이란축구협회의 조수냉 전무는 ‘만약 지금처럼 이천수의 득점장면만 계속 보여주면, 마치 이란은 축구도 안한 것처럼 보인다’며 공정한 보도를 위해 이천수선수의 득점장면을 보여주지 말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고 묘사한 것. 그는 또 “한편 이란축구협회의 흥사댁 총무는 ‘경기장의 붉은악마들은 다 백수들이다’라고 해 파문이 일고 있다”며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의 촛불시위관련 ‘이태백·사오정’발언을 비꼬았다.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한나라당 알바 논란’
네티즌’바람서리’는 최대표가 물을 마시는 장면을 국회를 먹고 있는 모습으로 바꿔 묘사해 “최대표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라는 제목으로 패러디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최근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이곳을 찾는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www. dcinside.com) 시사 갤러리란에는 ‘최병렬 바이러스’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바이러스 알림’이란 제목의 경고창에는 “안티국회가 시스템에서 바이러스를 탐지했다”며 개체이름과 바이러스 이름, 수행해야 할 작업이 들어가 있다. 이 신종 바이러스 이름은 ‘병렬.KIZ.A’. 바이러스로부터 공격받아 망가진 시스템을 복구하려면 ‘투표를 해야 한다’고 돼 있다.주요 포털 사이트 정치토론 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의 격렬한 토론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2일 이후 네이버, 다음, 엠파스 등 주요 포털 사이트 토론게시판에는 하루에 수백통에서 수천통에 이르는 찬·반 내용이 게재되고 있는 실정. 이 때문에 종종 서버장애 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의 알바’논란이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탄핵에 대한 반대의견이 앞도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탄핵을 찬성하고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의 일부가 ‘한나라당에서 작성됐다’는 의혹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 각 포털사이트 토론 게시판에는 노 대통령에 대한 비방글의 IP를 조회한 결과 ‘211.44.xxx.xxx’으로 모두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안에서 사용하는 IP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유포하고 있는 내용에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일한 IP 주소로 작성된 글과 한나라당이 사용하는 IP임을 증명하는 사진이 함께 게재돼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한나라당이 `알바(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사이버 여론조작에 나선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 그러나 한나라당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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