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의원 측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판 설전을 벌였다. ‘나와라’는 안 의원 측 요구에 ‘못 나간다’며 버틴 박 시장이다. 급기야 박 시장은 ‘결국은 함께 가야 한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정치권에선 ‘차기 대권을 둔 안박 신경전’으로 내다봤다. 대선은 4년 넘게 남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한 쪽은 차기 대권이 없다’는 냉엄한 정치적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두 진영이다. 특히 정치인 안철수보다는 광역단체장인 박원순 시장이 이래저래 조심스럽다. 광역단체장이라는 공무원 신분으로 내년 재선과 함께 차기 대권 그림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 대권 핵심 조직으로 서울시 산하 DDP팀이 가동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그 진상을 확인해 봤다.

- 핵심 참모 그룹 비서실·정무실 요직 포진
- 서울시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급부상 왜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완영 의원(칠곡·성주·고령)은 최근 서울시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10월 15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박원순 서울시장의 보좌 인력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정무직 보좌진(별정직 내지 계약직 공무원)이 임기초 15명에서 20명으로 33% 확대되었다.[표참조]

정무직 보좌진이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일했던 인사거나 박 시장과 친분이 깊은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김근태계 사람들로 구성된 참모그룹을 말한다. 특히 이들 중 14명은 서울시에서 부여할 수 있는 직급 중 최고위직인 계약직 가급 그리고 2명은 별정직 5급으로 전체 80%가 상위직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직급도 나급 2명, 다급 1명, 별정직 6급 1명으로 구성했다.

참모 넘버1 서왕진 비서실장 넘버2는

눈에 띄는 것은 주로 박 시장실 직속 산하나 기동민 정무부시장 산하에 집중적으로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서왕진 비서실장의 경우에는 서울시에서 박 시장 참모 그룹 중 ‘명실상부’한 ‘넘버 원’으로 꼽히는 인사다. 과거 사단법인 환경정의연구소 소장과 환경부 환경경영영향평가위원으로 박 시장이 운영하던 ‘아름다운 재단’ 배분위원으로 있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는 정책 총괄팀장을 맡아 박 시장 당선에 일조했다. 시장실 산하 주진우 정책특보의 경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회원으로 참여연대 월간지 ‘참여사회’ 편집위원을 지냈다.

또한 천준호 기획보좌관은 박 시장이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참여연대 활동가 등이 만든 정치조직인 ‘내가 꿈꾸는 나라’ 기획위원장 출신으로 한국청년연합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이 밖에도 시장실에는 아름다운 가게 실·국장을 지낸 김재춘 대외협력보좌관과 아름다운 가게 공익광고를 제작했던 금강기획팀장 출신인 김현성 미디어보좌관,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 가게에서 활동한 김연희 서울혁신비서관 등이 포진해 있다.

한편 참모그룹 중 넘버 2인 기동민 정무부시장 휘하에도 측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기 부시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85학번인 그는 1991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정무부시장실에는 권오중 정무수석비서관이 눈에 띈다.

권 비서관은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재직했으며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김원이 정무보좌관 역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재직했으며 김근태계로 기 부시장과 호흡이 잘 맞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김원이 정무보좌관 휘하에는 이홍영, 김동현, 권상훈 정무비서관이 함께 재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완영 의원은 “시장실과 정부부시장실에 직책이 미디어보좌관, 미디어특보, 정무수석보좌관, 정무보좌관, 정무비서관 4명 등 이름도 유사한 직책에 여러 명을 채용해 인력이 불필요하게 운용되고 있다”며 “내년 6.4 지방선거를 대비한 포석다지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서울시 의원 역시 “박원순 서울시장 사람들이 서울시 곳곳에 대거 포진해 있다”면서 “고위직 인사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박 시장 사람들 눈치보는 데 급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서실과 정무부시장실 외에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팀도 주목받고 있다. 옛 동대문운동장 터에 짓고 있는 DDP는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디자인 서울’의 역점사업이자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건축이다. 이를 위해 2006년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고, 이라크 출신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63)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해 2009년 3월 31일 착공했다. 완공은 올 7월 말 예정이지만 공식 오픈은 예정보다 미뤄져 내년 3월달에나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총면적은 8만5320㎡에 지하3층, 지상 4층 규모로 ▲아트홀 ▲뮤지엄 ▲비즈센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편의시설로 총 5대 시설 15개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구조다. 하지만 5000억 원(총 예산 4924억 원. 공공건물 예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에 육박하는 대규모 건축물 DDP는 전시형의 컨벤션센터 방식 운영 계획으로 주변의 동대문시장 상권의 현실적인 필요에 조응하지 못한 ‘목적 없는 공공 건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다.

DDP팀 실체, ‘대권준비팀’ 유령조직?

이런 상황에서 DDP에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들이 진출해 서울시내 누구도 간섭받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한 ‘당속의 당이다’느니 ‘차기 대선 플랜을 짜는 대권팀’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돌면서 서울시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새누리당 이 의원실 인사는 “우리도 DDP에 실세가 많다는 말을 들어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님이 언급하기도 했다”면서 “특히 서울시 일선 공무원들이 박원순 사람들이 간섭하고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는 말은 계속 나왔던 얘기지만 박 시장이 증인으로 나온 것도 아니고 해서 서울시 국감은 맥빠지게 끝이 났다”고 자조했다.

현재 DDP 사업 관련 부서는 서울시에 DDP 박문호 정책팀장을 중심으로 최성옥, 양동진, 이춘식, 문현일, 이승헌 주무관이 담당하고 있다. 또한 서울디자인 재단(백종원 대표 이사) 산하에도 정유승 DDP 경영단장, 박삼철 DDP 전시본부 총괄본부장, 윤대영 DDP 협력본부 총괄 본부장, 유석윤 DDP 경영본부 총괄 본부장, 김상진 DDP 경영본부 경영관리팀장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정치에 몸을 담거나 눈에 띄는 인사가 존재하지 않아 정치적 의혹으로 남을 공산도 높다. 실제로 서울시 측에서도 “선거를 준비하는 팀은 따로 없다”, “오로지 박 시장은 서울시정에만 올인하고 있다”며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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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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