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의 여파와 더워진 날씨 탓에 젊은이들이 서울 도심공원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서울 도심의 공원에는 ‘데이트족’으로 채워진다. 혈기 왕성한 젊은 청춘들이 도심의 밤공원을 점령하다보니, 웃지 못할 일이 왕왕 발생한다. 낯 뜨거운 진한 포옹과 일부 ‘데이트족’은 후미진 곳에서 차마 하지 말아야할 일을 치르기도 한다. 도심의 밤 공원 풍경을 스케치했다.

한강둔치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 탓인지 늦은 시간임에도 한강 둔치에는 많은 사람들이 강바람을 쐬러 나온다. 잠원지구 한강 시민공원은 신사동과 압구정동이 가깝고 다른 지구 한강시민공원에 비해 구석진 곳이 많아 강변야경을 보며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지난 3일 저녁 9시 40분. 한쪽에선 땀흘리며 농구를 하고, 애견과 함께 저녁 산책을 즐기는 게 대표적인 한강둔치의 밤풍경이다. 친구들과 모여 강가를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도 눈에 띄는가 하면 시끄럽게 환호성을 지르며 고스톱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이렇게 한강을 찾는 이들은 각양 각색이지만 역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이들은 쌍쌍이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 연인들이었다. 자동차 안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데이트를 즐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서로 팔짱을 끼고 산보를 하는 이들이 많았다.

저녁 10시 45분.시간이 깊어갈수록 한강둔치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베드민턴이나 농구 등 운동을 즐기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자리를 떴고, 한강을 거닐던 연인들도 이제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인적이 드물어지자 연인들의 행동은 점점 과감해 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키스를 하는 등 애정행각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들은 자신들 주위로 사람이 지나가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가로등 불빛이 잘 들지 않는 둔치의 한 곳에 자리한 커플은 보기에도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며 ‘사랑확인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서로의 몸을 열심히 더듬는 그들 앞으로 기자가 인기척을 내며 지나가자 여성은 흠칫 놀라는 듯했지만 남자는 계속 하던 일에 열중했다.둔치에서 연출되는 이런 낯뜨거운 풍경은 주차장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차량이 있는 연인들은 둔치의 연인들과는 달리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는 듯 보였다. 이곳에 세워져 있는 차량들은 대부분 겉으로 보기에도 젊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차안에는 연인들이 나란히 앉아 카 오디오를 통해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기자가 둔치의 동정을 살피고 난 뒤 강 건너 남산타워가 정면으로 보이는 이곳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에 주차된 차안에서 주변의 동정을 살피고 있을 때였다.기자의 차 옆으로 한 대의 아토스 승용차가 들어와 주차했는데, 이 차는 특이하게도 차 유리에 선팅이 전혀 안되어 있어 실내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운전석에는 여성이 앉아 있었고 그 옆 조수석에는 남자친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특히 이 여성은 차림세가 요란했기 때문에 왠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이들은 차를 주차한 뒤에도 내리지 않고 그대로 차안에 머문 채 이야기꽃을 피웠다. 두 사람은 10여분간 장난까지 쳐가며 즐겁게 웃으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피곤한지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누워 이야기를 계속했다. 5분여간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갑자기 진한 애무를 시작했다. 이런 장면은 한강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별로 놀랄 것이 못되지만 얼마 후 이들의 행동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키스 끝에 몸이 달아올랐는지 옷을 모두 벗고는 차안에서 관계를 갖기 시작했다. 차 유리에 선팅이 안되어 있는 데다 주차장에 설치된 가로등 바로 아래 위치했기 때문에 실내가 훤히 들여다보임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의 행위는 무려 30여분간이나 계속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그렇게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누구하나 신경쓰는 이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몇몇 이들이 그들의 몸짓에 요동치는 자동차 바로 옆을 지나갔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전혀 놀라는 기색이나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아토즈 안의 그들은 좁은 차안에서 완전 나체인 상태로 무아지경에 빠져든 듯했다. 이윽고 관계가 끝나자 이들은 나체로 시트에 드러누워 다시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시간이 깊은 관계로 이렇게 놀라운 장면을 뇌리에 남긴 채 자리를 떴다.

남산공원
지난 4일 밤.남산 공원은 주변에 학교들이 많고 남산 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다. 특히 여름이면 가출 청소년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또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H호텔 주변은 한때 게이들이나 속칭 ‘박카스 아줌마’들이 행인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곳으로 알려져 밤늦은 시간에 남산공원을 찾는 이는 거의 없다.이런 이유 때문인지 만일 이곳을 밤늦은 시간에 찾는다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불순한 목적을 가진 자’로 의심받기도 한다.남산공원에 도착하고 시계를 보니 저녁 9시 4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예상대로 다른 공원에 비해 사람들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 공원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학생들이었다. 기자가 공원을 거닐며 10대들이 모여있는 근처를 지나자 마치 그들의 영역을 침범한 이방인을 보는 듯한 그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공원 중간 지점에 다다랐을 때 비교적 어두운 곳에 자리를 잡고 공원 내 사람들의 동정을 관찰하였다.1시간 가량이 지났음에도 쉽사리 특이한 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담배를 한 대 태우려는데 저편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잠시 후 앳된 여학생의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전 지금 남산공원에 있는데요.”“아, 지금 앞에 와 있어요? 그럼 제가 지금 갈게요.”그 여학생은 전화를 끊더니 옆에 있는 친구에게 “이 사람 지금 여기 왔대. 나 이제 가봐야겠어. 낼 보자”라고 말하더니 공원 입구 쪽으로 향했다. 멀찌감치 떨어져 여학생을 따라 가 보았다. 여학생은 공원 입구에 도착해서 주변을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아저씨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다. 생각했던 대로 역시 원조교제였다. 여학생은 전화 상대의 설명을 듣고는 다시 어디론가 발걸음을 돌렸다.

그렇게 30여 미터를 더 가자 승용차 한 대가 비상등을 켠 채 서있었고 차량을 확인한 여학생은 주저함 없이 차에 올랐다. 여학생이 차에 오른 직후 기자는 그 차량에 재빨리 다가가 운전자를 확인했다. 운전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기자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를 묻자 남자는 “그건 왜 묻냐”고 되물었다. 기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여학생에게 무슨 관계냐고 계속 추궁하자 남자는 급히 차를 출발시켰다. 평일 저녁임에도 이 같은 장면이 목격될 정도로 원조교제가 만연하고 있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청소년 성매매의 단속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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