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말처럼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역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청소년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이들은 살인사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보였다. 3~6명씩 모여있는 그들을 주시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뜻하지 않은 일은 그로부터 20여분이 지난 다음에 생겼다. 10여분 전 두 명의 여학생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자 앞을 스쳐 지나갔는데, 그 학생들 중 하나가 기자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것이었다.“아저씨 혼자 오셨어요?” 약간은 머뭇거리는 듯한 말투다.“그래 혼자 왔는데… 왜 그러지?” 상대가 긴장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응수해 주었다.그러자 그 여학생은 “누구 기다리세요?”라고 물었다. 기자는 다소 의아해 하며 “그건 왜 묻는건데?”하고 되물었다. 여학생은 다시 “아저씨, 저랑 같이 노실래요?”하고 물어 왔다.
자신을 이희진(17·가명)이라고 밝힌 여학생은 용돈이 없어서 친구와 함께 ‘남자사냥’을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여학생이 하루 노는 대가로 요구한 돈은 12만원.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저쪽 편에서 같이 온 친구로 보이는 또 다른 여학생이 멀찌감치 서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대화 도중 여학생은 깜짝 놀랄 제안을 곁들였다. 자신의 친구와 셋이서 트리섬으로 즐기려면 12만원에서 8만원을 더 내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여학생은 손님을 많이 상대해 본 듯 눈치를 살피더니 응할 것인지의 여부를 독촉했다.기자가 거절하자 ‘정말 안하실 거죠?’라며 되묻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가버렸다.주말 밤만 되면 PC방과 공원에는 이처럼 탈선 청소년들이 방황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수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