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중인 아버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던 자매를 ‘티켓다방’에 고용, 윤락을 강요했던 악덕 다방 업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8일 미성년자인 김모(19)양과 김양의 동생(17)을 고용한 뒤 윤락을 강요한 혐의(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경기도 안산의 Y다방 업주 서모(27)씨 등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두 자매는 2년 전 아버지 김(49)씨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자, 아버지의 치료비를 구하겠다는 생각에 학업까지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당시 고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언니 김양이 먼저 학교를 그만두고 식당 아르바이트에 나섰고, 지난해엔 동생 김양마저 학업를 포기했다. 두 자매는 함께 식당 허드렛일을 하며 아버지의 치료비를 모았지만, 한 달에 둘이 합쳐 번 돈은 5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간암 말기인 아버지의 치료비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 이때 두 자매의 눈에 띈 것은 ‘월수입 150만원을 보장한다’는 생활정보지. 티켓다방 업주의 ‘덫’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한 채 두 자매는 지난해 4월 경기도 안산에 있는 A 다방을 찾았다.다방 업주 서씨는 “업소에 들어온 손님들의 차 시중만 들면 된다”면서 자매를 꾀었다. 그러나 이들 자매는 일을 시작하자, 차 배달과 윤락을 강요당했다.

업주는 또 지각을 하면 3∼5만원, 일이 힘들어 결근하면 30만원을 벌금으로 물렸다. 심지어는 옷을 사입으라며 건네준 돈까지 차용증을 쓰게 했고, 자매가 윤락으로 받은 돈을 빚에 대한 변제 명목으로 빼앗아 갔다. 결국 자매는 돈을 벌기는커녕, 일을 하게된지 두 달 만에 300여만원의 빚을 지게 됐고, 빚을 없애는 조건으로 경북 구미의 다른 티켓다방으로 넘겨졌고 지난 6월까지 경북 일대의 티켓다방 7곳으로 팔려다녔다. 결국 자매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14개월 동안 8군데의 티켓다방에서 모두 6,100여만원의 빚을 졌고, 아버지의 치료비로 보낸 돈은 200만원에 불과했다. 치료비로 보낸 200만원도 업주들에게 가불한 돈이었다.

티켓다방의 덫에 걸려 아버지의 치료비는커녕 몸과 마음의 상처만 입은 자매는 업주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가까스로 탈출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버지는 이미 숨진 뒤였다.뒤늦게 자매가 탈출한 것을 알게된 티켓다방 업주는 자매에게 빚을 받아내기 위해 가족들에게 전화했다가 도리어 가족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고, 자매의 효심을 이용했던 파렴치한 티켓다방 업주들이 줄줄이 검거됐다. 자매는 경찰에서 “돈을 많이 준다는 말에 취직했지만, 윤락까지 하게 될 줄 몰랐다”면서 “월급은 한 번도 받지 못했고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한편 경찰은 업주뿐만 아니라, 자매들과 성관계를 가진 4명도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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