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몸짱 신드롬의 영향으로 성형수술을 원하는 이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성형수술한 사람들을 두고 ‘인조인간’이라 비꼬기도 하지만 예뻐지고자 하는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최근에는 볼륨감을 키우기 위한 엉덩이 확대수술과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한 입술 성형수술, 옷맵시를 돋보이게 하는 가슴 성형수술 등이 성행하고 있다. 현대 여성들의 관심사 중 으뜸은 역시 아름다움이다. 이 때문에 성형수술은 여성들 사이에서 곧잘 대화의 주제로 등장하곤 한다. 유명 성형외과 병원이 성형수술을 하려는 여성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성형수술을 하면 ‘인조인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성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주위의 눈치를 보며 수술사실을 숨기기에 바빴다.

그러나 최근엔 성형수술에 대한 사회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성형수술을 한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성형수술을 하려는 40~50대의 여성들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사동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잉곤 박사는 “20여년 동안 성형을 원하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게 있다”면서 “그것은 미에 대한 열망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나이든 사람들도 강하다”고 말했다.잠원동에 거주하는 정숙희(48·가명)씨도 이에 대해 “사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는 젊은 사람들 보다 젊음을 되찾고 싶어하는 중년 여성들이 더 심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사고 방식 때문에 그간 성형수술에 대한 욕구를 참아 왔던 것”이라고 밝혔다.성형수술 붐을 타고 해외서 한국으로 원정 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연예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소문나 있는 압구정동 모 성형외과.이곳을 찾은 D모(58·여자)씨는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이다.

그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처지는 눈꺼풀과 처진 가슴 때문. 4년 전에 캐나다로 이민간 아들 때문에 그곳에서 살게 된 D씨는 아들을 비롯한 주위사람들로부터 “눈 주위의 주름이 펴지면 더 예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성형수술을 결심하게 됐다고.현재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 일을 돕고 있는 D씨는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멀리 외국에서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날아오는 경우는 D씨 이외에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이 성형수술을 잘한다는 소문이 외국에도 퍼져있다. 한 성형외과 의사의 말에 따르면 일부 여행사는 병원과 연계, 성형수술을 여행상품으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으로 성형관광을 가장 많이 오는 외국인은 일본인. 일본인들은 주로 부산 지역의 병원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성형 붐이 일어난 일본은 성형수술에 대한 거부의식이 적을 뿐 아니라 성형수술에 대한 욕구도 훨씬 강하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젊은 일본 여성은 한국으로 성형수술을 하러 온 것에 대해 “가격도 일본보다 싸고 수술도 잘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발혔다. 전문가에 따르면 성형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만족 때문이라고 한다. 즉, 외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심리적인 콤플렉스와 불안감 등을 해소해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년간 성형외과를 운영한 의사들은 한결같이 “성형 수술을 해본 이들은 자신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나중에 다시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이는 성형 수술이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최근에는 화장을 하거나 머리스타일을 손질하는 것과 같이 자신을 가꾸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한다.한편 김잉곤 박사는 “남성들의 성형수술도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딱딱하고 남성다운 것을 강조하려는 경향이 강했으나, 이제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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