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1일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71·여)씨를 배임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검찰과 경기경찰청 소속 합동검거팀은 이날 오전 10시5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모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권씨를 긴급체포했다. 권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여성 김모씨와 양모씨 등 2명도 함께 체포됐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창시자인 고(故) 권신찬 목사의 외동딸인 권윤자씨는 대구에 위치한 방문판매업체인 '달구벌' 대표를 5년째 맡고 있다.

한때 남녀·아동 맞춤복 회사인 ㈜크레오파트라 대표, 대구의 보전신협 이사 등을 지낸 바 있다. 구원파의 국내외 선교 활동을 주도하는 등 교회 운영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달구벌' 회사 자금과 교회 헌금 등을 횡령해 유씨 일가 계열사에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씨가 '달구벌'을 운영하면서 유 전 회장이나 대균(44·지명수배), 혁기(42·해외 도피)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에 편법으로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려 몰아준 정황을 포착, 관련 자금흐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권씨가 유씨 일가의 불법 재산 증식이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권씨가 대표로 있던 ㈜크레오파트라가 수차례에 걸쳐 대출을 위한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을 고려하면 유씨 일가로 대출금이 흘러들어 가 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경은 20일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은신처를 집중적으로 추적·잠복 끝에 권씨를 검거했다.


【인천=뉴시스】강진형 기자 = 청해진해운 관계사 중 하나인 건강식품 회사 대표를 맡으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아들 유대균씨에게 거액의 자금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는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씨가 21일 오후 인천 남구 학익동 인천지방검찰청으로 긴급 체포 되고 있다. 2014.06.21. marrymero@newsis.com 2014-06-21

수사 초기부터 휴대전화를 끄고 거주지를 수시로 옮겨 다니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연락하지 않아 한동안 추적을 피했지만, 차명폰 발신지와 아파트 폐쇄회로(CC)TV가 노출돼 덜미를 잡혔다.

권씨가 머물렀던 아파트는 계열사 중 '흰달'의 대표 조모씨 소유로 도피자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1억1000만여원과 메모지, 차명폰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낮 12시25께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권씨는 '배임, 횡령 혐의를 인정하나', '왜 계속 도망 다녔나', '남편이 어딨는지 알고 있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권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과 공모해 계열사나 교회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있는지,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는지, 유 전 회장 부자의 도피에 관여하거나 소재지를 알고 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씨의 혐의가 상당 부분 확인되는 대로 이르면 오는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처남이자 ㈜흰달, 트라이곤코리아의 대표를 맡은 권오균(64)씨와 유 전 회장의 친형 유병일(75)씨를 각각 구속했다.

또 지난 19일 유 전 회장의 동생 유경희(56·여)씨와 그의 남편 오갑렬(60·유 전 회장 매제) 전 체코 대사에 대해 범인도피 교사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이로써 유 전 회장의 부인뿐만 아니라 친형과 여동생, 처남과 매제 등 가족과 친인척 5명이 체포 또는 구속됐다.

한편 전남 순천, 해남, 목포 일대 등에서 집중적으로 수색활동을 벌인 주영환 인천지검 외사부장 등 수사팀 인력의 대부분이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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