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22대 총선에서 수도권은 최대 승부처다. 수도권 결과에 따라 여야 운명이 엇갈릴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 아성에 균열을 내야 한다. 수도권에는 전체 지역구 352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1석이 걸려 있다. 민주당은 지난 선거에서 수도권에서만 103석을 휩쓸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1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에 국민의힘은 ‘과반 정당’을 목표로 수도권에 당력을 쏟을 방침이다. 민주당도 수도권 수성에 사활을 걸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의 최대 격전지 승패가 수도권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요서울]에서는 수도권 9곳을 선정해 현재 상황을 진단해봤다.

- 21대 여야 총선 최대 전장터 9곳 22대 총선 경.본선 '혈투의 장'
- 서울 용산/광진을/경기 성남 분당갑/성남 분당을/평택갑/평택을/용인갑/인천 동미추홀을/인천연수을

[서울 용산] 권영세 대 전략공천?

서울 용산구는 대통령실이 옮겨가면서 새로운 정치중심으로 떠올랐다. 현재 판세는 민주당의 우세다. 각종 여론조사마다 정권심판론이 과반을 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이 만든 총선 판세 분석 보고서에서도 용산은 승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것도 당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4선의 권영세 의원이 22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또 지역을 10여년간 다져온 황춘자 전 용산구 당협위원장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0.66% 차이로 아쉽게 패배한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재탈환을 노리며 도전에 나섰고, 용산구청장을 지낸 성장현 전 청장도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다만 용산의 상징성으로 인해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 광진을] 추미애 없는 광진을 ‘혈투’

광진을 선거구는 여야 모두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여야의 안전지역인 강남과 강북 경계에 있는 한강벨트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광진을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5선을 지낸 곳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불린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보수 정당이 승리한 적 없을 정도로 ‘보수의 무덤’으로 불린다. 이 지역의 현역의원인 고민정 의원은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와 맞붙어 승리하기도 했다. 올해 광진을에는 오세훈 시장의 측근인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 지역 표밭을 누비고 있다.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 전 부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아 이번 총선에서 복수전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 지역 현역의원인 고민정 의원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총선에서 고 의원의 전략공천으로 고배를 마셨던 김상진 전 행정관은 이번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또 진보당 박대희 서울시당 성동광진구위원회 위원장도 출마를 결정하고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분당갑/을] 안철수냐? 아니냐? 박민식 진자리 김은혜가?

분당갑은 성남 4개 지역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분당갑은 역대 선거에서 보수 강세지역이지만 경기도 신도시로서 진영 논리보다는 각종 이슈로 투표를 행사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판교 신도시 구축 이후 젊은층의 유입이 적잖은 것도 변수다. 국민의힘에서는 안 의원에 대해 험지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2대 총선에서 분당갑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안 의원에게 도전하는 당내 경쟁자는 현재 없는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김병관 지역위원장이 최근 사퇴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권락용 전 도의원이 안 의원에 맞서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또 성남시장 예비후보에 나섰던 정윤 경기대 경임교수가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추승우 노무법인 정운 대표노무사도 언급되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 창당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분당을은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고루 당선된 지역이다. 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탈환이냐, 민주당의 사수냐를 두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김병욱 의원이 당내에서 험지로 분류하는 탓에 경선 경쟁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의원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당내 핵심 역할을 맡았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분당을 출마자가 여러명 거론됐지만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잠재적 경쟁자였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서울 영등포을 출마로 선회했다. 또 “서초을을 갈지, 분당을을 갈지 또 다른 을을 갈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퇴임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라며 지역구 쇼핑 논란을 일으킨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서울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김은혜 전 홍보수석이 지난 8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전 수석은 오는 4월 총선에서 경기 분당을에 출마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에 따라 김 전 수석과 당내에서 경합할 상대는 사실상 4년 전 해당 지역구에서 2.84%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셨던 김민수 당 대변인 한 명으로 줄었다. 진보당에서는 성남 출신의 유인선 분당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보수 텃밭에서 진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평택갑/을] 현역을 넘어랏

평택은 기존 갑·을 선거구 모두 인구 상한선을 초과해 평택 갑·을 2개 지역에서 갑·을·병 3개 지역구로 분구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갑의 경우 민주당에서 이 지역 현역의원인 홍기원 의원에 맞서 조용덕 평택지속가능균형발전연구소 이사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최호 평택갑 당협위원장과 한무경 국회의원(비례대표), 이병배 전 평택시의회 부의장이 당내 공천을 향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원유철 전 의원의 복권을 전제로 평택갑에 등판할 수도 있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진보당에서는 평택노동권익센터장인 신미정 진보당 평택시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평택을은 벌써부터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10명이 예비후보에 등록할 정도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의동 의원에 맞서 공재광 전 평택시장, 권혁부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한규찬 경기도당 대변인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이 외에 이재영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분구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6명의 예비후보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 언론특별 보좌관, 당 대변인을 지내고 있는 김현정 당협위원장, 공성경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K-ESG 평가원 평택지부장을 맡아 지역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또 평택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김기성 전 시의회 부의장, 평택시 협치회의 자치분과위원장 등을 지낸 김경자 전 서울시의원, 오세호 전 경기도의회 평택항발전특별위원회위원장, 유병만 전 문재인대통령 후보 정책자문위원 등이 민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진보당에서는 김양현 경기도당 사무처장이 당원, 건설노조원 등을 만나며 현장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용인갑] ‘무주공산’ 후보 난립 과열

용인갑은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역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용인갑 지역위원장이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역시 대북 송금 의혹으로 구속됐다. 용인갑은 여야 모두 수장이 없는 채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로 인해 10명의 주자들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얼굴 알리기에 나선 상태다. 국민의힘은 김범수 국토교통부 장관 정책자문위원, 김희철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 윤재복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동섭 국기원장,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 강만희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6파전 양상을 띄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우일 전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이상식 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 엄교섭 전 경기도의원, 한영수 전 경기도일자리재단굿잡노조위원장, 백군기 전 용인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현역 비례대표 민주당 권인숙 의원도 지역구에 공을 들이며 뛰어든 상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지자들 간 비방 등 일부 과열된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인천 동·미추홀을] 윤상현 이번에도 무소속?

인천 동·미추홀을 관전 포인트는 윤상현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공천을 받아 출마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될지 여부다. 윤 의원은 이미 두차례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 윤 의원에 맞서 이중효 전 인수위 자문위원이 국민의힘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윤 의원과 겨룰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 주자로는 남영희 동구미추홀구 지역위원장과 김정식 전 미추홀구청장이 있다. 이들 중 누가 민주당 공천권을 확보할 지도 관심사다. 지역 정가에서는 남 지역위원장이 이 지역구의 민주당 조직을 흡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김 전 구청장에게 앞서고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김 전 구청장이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의 조직을 가져와 남 지역위원장을 이길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 연수을] 여야 돌아가며...이번에는?

인천 연수을은 전형적인 신도시 특성상 뚜렷한 정치색이 없어 선거 기간마다 진보와 보수 사이에 승패가 뒤바뀌는 양상이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인 정일영 의원과 고남석 전 연구구청장이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송도 주민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재선 의지를 드러냈다. 고 전 구청장은 제6·8대 연수구청장 임기 동안 송도 발전을 위한 정책을 다수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정 의원과 치열한 당내 경선이 예측된다.

국민의힘에서는 5명이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김기흥 전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 민현주 연수을 당협위원장, 민경욱 전 의원, 백대용 변효사,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