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배수 “나도 무슨 돈인지 모르겠다”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인 박배수(45,구속)씨의 불법 자금을 세탁해 준 임모씨 등 이 의원의 여성 비서 2명의 계좌에 지난 2년간 출처 불명의 현금 8억여 원이 입금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최근 임씨와 황모씨 등 이 의원의 여성 비서 두 명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2009~2011년 관련 계좌에 모두 10억 원 이상의 현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이 모두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박배수씨가 받은 뇌물성 자금일 것이라고 보고 박씨를 추궁했으나, 박씨는 “임씨 등의 계좌를 통해 세탁한 자금은 2억 원이 채 안 된다”며 “나머지 돈은 나도 무슨 돈인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검찰 계좌 추적 과정에서도 2009~2011년 임씨와 황씨 계좌에 유입됐다가 박씨에게 입금된 자금은 1억9천만 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에 따라 나머지 자금 8억여 원이 이 의원 사무실의 또 다른 인사들이 조성해 임씨 등의 계좌를 통해 관리 또는 세탁해 온 불법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의 성격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임씨 등을 재소환하는 한편 계좌 추적의 범위도 이 의원실에 근무하고 있는 관련자들로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 주말 이 의원의 여비서 두 명과 함께 박씨 자금을 세탁하는 데 관련된 비서들을 소환해 돈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조사했다. 이들은 “박씨의 부탁으로 한두 차례 자금을 입금해줬을 뿐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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